학원은 물론 방과 후 곁에서 공부를 도와줄 마땅한 사람 하나 없는 낙도에 희망의 불빛이 켜졌다.

고(故) 김대중 전(前) 대통령의 모교인 신안군 하의면 하의초등학교(교장 김용국)가 운영중인 인동초 ‘별빛 교실’이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7일 하의초등학교에 따르면 별빛교실은 주말을 제외한 매일 밤 7∼9시까지 하의정보도서관에서 진행되며, 전교생의 절반인 22명이 참여해 독서나 사이버 학습, 교사의 도움을 받아 부족한 과목을 보충한다.

이 교실은 지난 9월 김용국 교장이 부임하면서부터 시작했다. 김 교장은 “교육환경이 열악해 하교 후 가정학습을 제대로 할 수 없는 학생들에게 공부할 장소와 꿈을 키워갈 기회를 마련해 주고자 별빛 교실을 열게 됐다”며 “보석처럼 쏟아지는 별빛을 밟으며 학교에 온 학생들의 면학 열기가 이제는 제법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별빛 교실이 낙도의 새로운 교육모델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은 사명감 하나로 퇴근도 미룬 채 매일 밤 학생 곁을 지키는 교사들의 힘도 크다. 교사들의 지도로 학생들은 집에서는 읽을 수 없는 다양한 책을 읽고, 컴퓨터로 사이버 학습을 하는 등 유익한 시간을 만들어 가고 있다.

매일 별빛 교실에 참석하는 5학년 이지수양은 “집에 있으면 TV를 보고 컴퓨터 게임만 했는데, 지금은 언니·친구·동생들과 공부도 하고, 책도 읽을 수 있어 정말 좋다”고 말했다.

3학년 김철호군의 어머니 우은미씨는 “아들이 별빛 교실에 참여하면서 성적이 오르고, 집에서도 학교에서 빌려온 책을 읽는 등 생활태도가 많이 달라졌다”며 “열악한 교육환경 때문에 육지로의 이사도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 같다”고 웃음을 지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교인 하의초는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자긍심을 키워나가기 위해 ‘인동초 정신 구현’ 특성화 교육도 시행해 주목받고 있다.



/신안=조완남기자 wn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