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길로 가는 중국 산동성 (상) 공자의 고향 곡부(曲阜)
2007년 07월 11일(수) 20:03 가가
공자여, 나와 함께 주유천하 해봄세~
한국에서 바다를 건너 중국과 가장 가까운 곳이 산동(山東)반도다. 산동성은 소주나 항주, 상해, 북경 등에 비해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뜸한 곳이다. 하지만 문명의 발상인 황하(黃河)강이 가로지르고, 공자(孔子)가 태어난 곡부(曲阜), 오악(五岳) 중 으뜸으로 꼽히는 태산(泰山) 등이 있는 산동성은 볼거리에서 있어 다른 지역에 빠지지 않는다. 게다가 한국을 오가는 페리가 많아 저렴한 가격에 중국을 여행하려는 이들에게는 권할 만 하다.
본보는 최근 평택-일조를 주 3회 운항하는 C&페리호 판권을 따낸 코오롱세계일주 광주점 (주)렛츠고여행사(사장 박제우)의 초청을 받아 5박6일 동안 일조, 곡부, 제남, 태산 등 산동성 일대를 다녀왔다. 이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곡부(공묘·공부·공림)와 태산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유교(儒敎)는 수천년 동안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나라들을 지배해온 사상이다. 20세기에서 21세기로 접어드는 동안 동아시아가 약진을 거듭하자 이젠 거꾸로 세계가 유교에 주목하고 있다.
유교 문화권 나라의 질·양적 성장이 유교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유교의 탯줄인 곡부를 찾는 발길에 의미가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공자(BC 551∼BC 479)의 고향 곡부는 산동성의 성도(城都) 제남(濟南)에서 차로 3시간 거리에 있다. ‘곡부=공자의 도시’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온 도시가 공자 마케팅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공자의 제사를 지내는 사당 공묘(孔廟)는 곡부 시내 한복판에 있다. 역대 왕조의 황제들이 확장에 확장을 거듭해 문이 9개나 되고 건물수는 360여개이며 총 둘레는 5.5㎞에 달한다. 북경의 자금성, 승덕의 피서산장과 함께 중국의 3대 건축군에 꼽히며, 공묘의 중심에 있는 대성전(大聖殿)은 자금성의 태화전, 태산의 대묘천황전과 함께 중국의 3대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공묘의 첫 번째 문에는 맹자(孟子)가 공자의 사상을 찬양하면서 표현한 ‘금성옥진(金聲玉振)’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다. 공묘 내 곳곳에는 약 2천개의 비석이 세워져 있다. 대부분의 비석들은 깨져서 보수한 자국이 있는데 유교의 파란만장함을 보여주는 예다.
유교가 역사적으로 크게 탄압을 받은 것은 진시황제의 분서갱유(焚書坑儒), 1919년 5·4 학생운동, 1966년 문화대혁명 등 세번. 특히 20세기 두 번의 혁명 세력들은 유교가 남존여비 등의 봉건적 사상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공묘를 훼손했다. 공자의 책을 보관한 도서관으로 활용됐던 규문각(奎文閣)을 지나면 건륭(乾隆) 등 공묘를 방문했던 황제들이 세운 13개의 비석이 세워져 있다.
이후에 나오는 곳은 행단(杏壇). 공자가 은행나무가 많은 단 위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고 한 데서 유래했다. 그 뒷편에는 ‘선사수식회(先師手植檜)’라고 쓰인 비석과 함께 나무 한 그루가 세워져 있다. 공자가 직접 심은 나무여서 인지 관광객들의 포토 포인트다. 청나라 강희제(康熙帝) 때 불에 탔으나 뿌리가 살아나 지금의 크기로 컸다고 하지만 ‘믿거나 말거나’다.
깨진 비석 외에 유교의 고단한 역사를 한 몸에 보여주는 곳이 노벽(魯壁)이다. 노벽은 분서갱유 때 진시황제로부터 공자의 책을 보호하기 위해 책을 넣어 인공적으로 만든 벽이다. 바로 곁에는 공자가 어린 시절 물을 길러 마셨다고 전해지는 우물이 있다. 공묘의 중심 대성전은 자금성의 태화전과 크기와 높이가 정확히 같다. 공자의 위상이 황제와 다를 바 없음을 보여준다.
공묘, 공림(孔林)과 함께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공부(孔付)는 공자 후손들의 집이자 사무를 보던 곳으로 보면 된다. 봉건귀족의 장원이자 관아인 셈이다. 7만5천㎥ 크기에 아홉채의 건물이 있다.
공묘·공부에서 차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공림은 공자와 그 후손들의 공동묘지다. 모두 10만여기의 무덤이 산재해 있다. 현재 중국의 장례문화는 화장이지만 지금도 공자의 후손에게는 예외가 인정된다. 남성들만 입묘할 수 있다. 공자의 제사에 주로 쓰였다는 공부가주(孔府家酒)는 우리나라 주당에게도 인기다.
곡부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추성(鄒懸)의 맹묘(孟廟)·맹부(孟俯)는 맹자의 사당과 맹자 후손들의 자택이다. 공자를 지성(至聖)이라 부른데서 유래해 아성묘(亞聖廟)라고도 한다. 공묘·공부와 구조가 거의 같지만 규모에서는 차이가 크다. 공묘·공부에 비해 소박한 대신 초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건물이 많아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더 한다. 특히 관광객 수가 적어 고즈넉한 고가(古家) 산책의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도움=렛츠고여행사(062-373-3322)〉
/글·사진=정상필기자 camus@kwangju.co.kr
▲주유천하(周遊天下)=춘추전국시대인 B.C 496년 공자는 제자인 자로, 자공, 안회 등과 함께 천하 유력(游歷)의 길을 떠나며 도덕정치를 설파한다. 비록 덕있는 제후를 만나지 못했지만 13년동안의 주유천하는 후세 제후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본보는 최근 평택-일조를 주 3회 운항하는 C&페리호 판권을 따낸 코오롱세계일주 광주점 (주)렛츠고여행사(사장 박제우)의 초청을 받아 5박6일 동안 일조, 곡부, 제남, 태산 등 산동성 일대를 다녀왔다. 이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곡부(공묘·공부·공림)와 태산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유교(儒敎)는 수천년 동안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나라들을 지배해온 사상이다. 20세기에서 21세기로 접어드는 동안 동아시아가 약진을 거듭하자 이젠 거꾸로 세계가 유교에 주목하고 있다.
유교 문화권 나라의 질·양적 성장이 유교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유교의 탯줄인 곡부를 찾는 발길에 의미가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공자(BC 551∼BC 479)의 고향 곡부는 산동성의 성도(城都) 제남(濟南)에서 차로 3시간 거리에 있다. ‘곡부=공자의 도시’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온 도시가 공자 마케팅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공자의 제사를 지내는 사당 공묘(孔廟)는 곡부 시내 한복판에 있다. 역대 왕조의 황제들이 확장에 확장을 거듭해 문이 9개나 되고 건물수는 360여개이며 총 둘레는 5.5㎞에 달한다. 북경의 자금성, 승덕의 피서산장과 함께 중국의 3대 건축군에 꼽히며, 공묘의 중심에 있는 대성전(大聖殿)은 자금성의 태화전, 태산의 대묘천황전과 함께 중국의 3대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공묘의 첫 번째 문에는 맹자(孟子)가 공자의 사상을 찬양하면서 표현한 ‘금성옥진(金聲玉振)’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다. 공묘 내 곳곳에는 약 2천개의 비석이 세워져 있다. 대부분의 비석들은 깨져서 보수한 자국이 있는데 유교의 파란만장함을 보여주는 예다.
유교가 역사적으로 크게 탄압을 받은 것은 진시황제의 분서갱유(焚書坑儒), 1919년 5·4 학생운동, 1966년 문화대혁명 등 세번. 특히 20세기 두 번의 혁명 세력들은 유교가 남존여비 등의 봉건적 사상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공묘를 훼손했다. 공자의 책을 보관한 도서관으로 활용됐던 규문각(奎文閣)을 지나면 건륭(乾隆) 등 공묘를 방문했던 황제들이 세운 13개의 비석이 세워져 있다.
이후에 나오는 곳은 행단(杏壇). 공자가 은행나무가 많은 단 위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고 한 데서 유래했다. 그 뒷편에는 ‘선사수식회(先師手植檜)’라고 쓰인 비석과 함께 나무 한 그루가 세워져 있다. 공자가 직접 심은 나무여서 인지 관광객들의 포토 포인트다. 청나라 강희제(康熙帝) 때 불에 탔으나 뿌리가 살아나 지금의 크기로 컸다고 하지만 ‘믿거나 말거나’다.
깨진 비석 외에 유교의 고단한 역사를 한 몸에 보여주는 곳이 노벽(魯壁)이다. 노벽은 분서갱유 때 진시황제로부터 공자의 책을 보호하기 위해 책을 넣어 인공적으로 만든 벽이다. 바로 곁에는 공자가 어린 시절 물을 길러 마셨다고 전해지는 우물이 있다. 공묘의 중심 대성전은 자금성의 태화전과 크기와 높이가 정확히 같다. 공자의 위상이 황제와 다를 바 없음을 보여준다.
공묘, 공림(孔林)과 함께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공부(孔付)는 공자 후손들의 집이자 사무를 보던 곳으로 보면 된다. 봉건귀족의 장원이자 관아인 셈이다. 7만5천㎥ 크기에 아홉채의 건물이 있다.
공묘·공부에서 차로 5분 정도 거리에 있는 공림은 공자와 그 후손들의 공동묘지다. 모두 10만여기의 무덤이 산재해 있다. 현재 중국의 장례문화는 화장이지만 지금도 공자의 후손에게는 예외가 인정된다. 남성들만 입묘할 수 있다. 공자의 제사에 주로 쓰였다는 공부가주(孔府家酒)는 우리나라 주당에게도 인기다.
곡부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추성(鄒懸)의 맹묘(孟廟)·맹부(孟俯)는 맹자의 사당과 맹자 후손들의 자택이다. 공자를 지성(至聖)이라 부른데서 유래해 아성묘(亞聖廟)라고도 한다. 공묘·공부와 구조가 거의 같지만 규모에서는 차이가 크다. 공묘·공부에 비해 소박한 대신 초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건물이 많아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더 한다. 특히 관광객 수가 적어 고즈넉한 고가(古家) 산책의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도움=렛츠고여행사(062-373-3322)〉
/글·사진=정상필기자 camus@kwangju.co.kr
▲주유천하(周遊天下)=춘추전국시대인 B.C 496년 공자는 제자인 자로, 자공, 안회 등과 함께 천하 유력(游歷)의 길을 떠나며 도덕정치를 설파한다. 비록 덕있는 제후를 만나지 못했지만 13년동안의 주유천하는 후세 제후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