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제법 깊어간다. 하지만 올 겨울은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따뜻한 날씨 탓에 소담스러운 눈 도 잘 오지 않아 겨울 맛이 덜하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눈 소식이 오면 채비 하고 있다가 곧바로 떠나 볼 만한 곳을 찾아보자.
덕유산에 눈이 내리면 눈꽃이 피어난다. 눈꽃은 철쭉과 주목군락, 구상나무에 피고 덕유산을 품은 백두대간 자락도 순백의 물결이 연봉을 따라 요동친다. 가히 눈의 나라에 온 듯한 설경이 펼쳐진다. 청량한 겨울하늘과 은빛 물결, 가지마다 새하얀 눈꽃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은 태초부터 한 몸인 듯 황홀하다. 조물주가 내린 빙화와 상고대 또한 겨울산의 운치를 더해주니 선유(仙遊)의 세상이 바로 여기다.
덕유산은 덕이 많고 너그러운 모산(母山)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최고봉은 향적봉(해발 1614m). 남한에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다음으로 높다.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 등반은 무주구천동 삼공리에서 산행을 시작해 백련사를 거쳐 오르는 게 기본 코스. 9㎞에 이르는 등반길은 왕복 7시간이 소요된다.
백련사까지 길은 순탄하지만 백련사에서 향적봉까지는 상당히 힘이든다. 가족을 동반한 산행이라면 향적봉 아래 설천봉까지 무주리조트에서 운행하는 곤돌라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설천하우스에서 단 15분이면 2천600여m 산을 훌쩍 올라선다. 해발 1,525m의 설천봉 정상 휴게소를 지나 왼쪽으로 50m쯤 가면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 입구다.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 나무계단을 따라 줄곧 눈꽃터널이 이어지는데 겨울 햇살에 부서지는 눈밭은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로 반짝이고, 나무가지 위에 피어난 새하얀 눈꽃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하다.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는 30분이면 족하다. 중봉 쪽에는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간다’는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향적봉 정상에 서면 시야가 툭 터진다. 주변 산봉우리들이 금방 손에 잡힐 듯 하다. 동틀 무렵, 일출은 발품을 파는 자만이 얻을 수 있는 축복이다.
덕유산 겨울등반도 매력적이지만 가족끼리 연인끼리 간다면 굳이 등반코스를 택하지 않아도 된다. 무주리조트에서 덕유산 설천봉까지 곤돌라를 이용하면 되고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는 30분이면 족하다. 설천봉 정상 휴게소에는 장작 난로 옆에서 따뜻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이외에 무주리조트는 올 시즌 더욱 알뜰하게 스키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마련했다. 왕복 셔틀버스, 리프트권, 렌탈, 식사, 스키스쿨등으로 짜여져 있는 일일스키패키지는 리프트 교통을 이용하면 5만8천원, 여기에 렌탈을 포함시키면 7만원, 강습까지 받으면 7만5천원에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출발장소는 월곡동 금호타운 앞과 진월동 시티병원 입구등이며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가까운 곳에서 출발 할 수 있다. 출발시각은 오전 5시45분∼6시 15분이며 도착시간은 밤 8시 출발장소에 도착한다. 이외에 가족호텔 세솔동 1층에 위치한 세솔동 사우나풀은 이색 명소로 서역기행 슬로프 바로 옆에 위치해 눈밭에서 즐기는 노천욕의 재미가 색다른 느낌을 준다. 프랑스 출신 장 이브 블롱도 선수가 선보이는 버기 스키와 에어보드 또한 무주리조트에서 즐길 수 있는 볼거리다. (문의) 063-322-9000.
/최재호기자 li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