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첫 국립공원인 지리산이 올해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40주년이 됐다. 지리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뒤 자연 휴식년제 시행과 멸종된 반달 가슴 곰 복원 등 끊임없는 생태계 복원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본사는 사회1부 최권일 기자와 사진부 위직량 기자를 우리나라보다 국립공원 역사가 80년이나 빠른 캐나다 로키산맥의 밴프(Banff)와 재스퍼(Jasper) 국립공원 등에 파견, 생태계 복원 프로젝트와 생태계 보호 노력 등을 직접 탐사하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또 지리산 국립공원의 현재 모습을 조망하고, 캐나다 밴프·재스퍼국립공원 사례를 통해 미래의 모습을 알아본다.

순수 자연의 나라 캐나다. 캐나다 앨버타주 남부의 중심도시 캘거리에서 캐나다 1번 하이웨이를 따라 서쪽으로 1시간 가량 달리다 보면 만년설을 이고 우뚝 선 3천m가 넘는 산들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캐나디안 로키산맥’이다. 캐나다 앨버타주와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 걸쳐 있는 총 면적 약 2만3천69㎢에 남북으로 길이만 약 2천km에 달하는 광대한 산악빙하지대다.
아메리카 대륙 북쪽 끝 알래스카에서 시작해 미국의 뉴멕시코주까지 남북으로 이어진 길이 5천400km, 폭 650km에 달하는 로키산맥 중 일부분이다.
‘캐나디안 로키’에는 밴프·재스퍼·쿠트니(Kootenay)·요호(Yoho) 국립공원 등 4개의 국립공원과 로브슨(Robson)주립공원 등 8개의 주립공원이 모여 있다.
인공적인 아름다움을 더한 미국 쪽 록키에 비해 손상이 안 돼 로키산맥 중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에메랄드 빛깔을 띤 1만4천여개의 산과 6천여개의 호수가 있다. 말이 공원이지 야생 그대로의 자연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실 ‘캐나디안 로키’는 빙하와 폭포, 호수, 대평원이 이어진 하나의 거대 공원이다.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산양이나 곰·순록·엘크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도 이들의 생존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984년 ‘캐나디안 로키’ 는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목록 중 국립공원에 등록되는 등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 환경으로 인정을 받았다.
이 중 ▲캐나디안 로키의 첫 관문이자 캐나다 첫 국립공원인 밴프와 ▲‘로키의 보석’으로 불리는 재스퍼(Jasper)가 ‘캐나디안 로키’의 대표적인 국립공원이다.
밴프 국립공원은 1885년 캐나다 첫 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재스퍼 국립공원은 올해로 국립공원 지정 100주년을 맞았다.
이 두 곳은 100년이 넘는 국립공원 역사가 말해주듯 생태계 복원·보호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기로 유명하다. 멸종위기에 직면했던 회색곰과 엘크를 생태계 복원 프로그램을 통해 각각 복원에 성공해 지금은 수백에서 수 천마리의 개체가 생활하고 있다.
밴프와 재스퍼 국립공원을 잇는 캐나다 93번 도로인 ‘아이스필드 파크웨이(Icefield Parkway)’를 차량을 이용, 달리다 보면 로키가 간직한 아름다운 에메랄드색의 삼림과 호수, 빙하 등 그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다.
특히 도로에 먹이를 찾아내려 온 엘크, 산양 떼 등 야생 동물들도 종종 볼 수 있다.
이곳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있는 만큼 연중 트레킹과 캠핑은 물론 스키와 카약 등 레포츠 천국으로도 명성이 높다. 매년 1천500만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이곳을 찾고 있다. 관광객들의 방문이 자연 경관 훼손이나 야생동물 위협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각 국립공원만의 특색있는 생태계 보호 프로그램은 이 같은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고 있다. 국립공원내 곳곳에서 ▲동물 이동 통로 ▲동물 주의 경고 표지판 등 생태계 보호에 대한 노력을 찾아볼 수 있다.

/캐나다 밴프=글·최권일기자 cki@ 사진·위직량기자 jrw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