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트렝가누(Terengganu)주를 여행하다 보면 동해안을 따라 죽 이어진 우리나라‘7번 국도’가 생각난다. 225km에 달하는 긴 해안선을 따라 자리잡은 한가로운 어촌마을 풍경과 점점이 박혀 있는 섬들, 그리고 눈이 부시게 푸른 바다는 여행자들을 행복하게 한다.

# 강을 따라 떠나는 크루즈 여행
확 트인 푸른바다와 그 보다 더 푸른 하늘이 어우러진 해변 풍경이 우리의 눈과 마음을 맑게 해줬다면 작은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크루즈 여행은 아기자기한 풍경들이 매력적이다.
트렝가누강을 여행하는 크루즈 여행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선착장으로 떠나기 전 ‘크루즈 여행’이라는 말에 혹해 근사한 요트나 유람선을 생각했던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배는 조그마한 말레이시아의 전통 목선(木船).
전 세계인들이 참여하는 수상 레이싱이 열리는 트렝가누강에서 통통거리며 배가 출발하기 시작하자 근사한 풍경들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하늘 높이 치솟은 울울창창한 열대림과 강물에 비친 그림자는 한폭의 그림을 떠오르게 하고, 독특한 형태의 수상 가옥, 자그마한 이슬람 예배당 등이 눈길을 붙잡는다. 함께 배에 탄 말레시이사 여성의 흥겨운 노래소리까지 더해져 여행자들은 더욱 행복했다.

# 말레이사아의 역사를 알자
말레이시아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싶다면 트렝가누 주립박물관을 찾아가면 된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큰 박물관이기도 한 트렝가누 박물관은 말레이시아 고유 양식을 활용한 독특한 건물 형태와 아름다운 조경으로 입구에서부터 방문자들의 눈길을 붙잡는다.
메인 박물관은 역사·공예·이슬람 등 모두 6개의 갤러리로 구성돼 있으며 조금 떨어진 마린 파크(Marine park) 갤러리를 방문하면 조용한 어촌 마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직접 들어가 볼 수 있는 5채의 전통 가옥들은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주며 수많은 꽃과 나무들로 단장된 박물관 곳곳은 조금 덥기는 해도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 천혜의 휴양지, 리조트 천국
해변을 끼고 있는 트렝가누는 훌륭한 시설을 갖춘 리조트가 즐비하다.
가장 유명한 곳은 주도 쿠알라 트랭가누에서 남쪽으로 60km를 달리면 만날 수 있는 탄중자라 리조트. 말레이시아 전통 가옥을 본 딴 단독 별장식으로 구성된 탄중자라 리조트는 번잡하지 않아 조용히 머물다 가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2개의 풀장과 스파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무엇보다 열대림과 푸른 잔디로 둘러싸인 주변환경은 감탄을 자아낸다.
트렝가누주 남쪽 키잘 지역의 최대 리조트인 아와나 키잘은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머물기 좋은 곳이다.
18홀 골프장을 갖고 있는 아와나 키잘은 334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으며 세미나실, 노래방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만약 5∼9월 사이에 트랑가누를 방문한다면 꼭 찾아가야 할 곳이 있다. 바로 란타우 아방(Rantau Abang) 지역이다.
이곳은 장수거북이가 알을 낳기 위해 해안가로 기어오르는 광경을 구경할 수 있는 장소다. 몸길이 2.5m, 375kg 이상의 무게를 자랑하는 장수거북이가 알을 낳기 위해 모래에 구멍을 파고, 그것을 또 다시 덮고 바다로 향하는 모습은 란타우 아방 지역을 비롯, 세계에서 단 6곳에서만 볼 수 있는 장관이다.
그밖에 동남아 최대 인공호수가 있는 타식 케니르(Tasik Kenyir)에서는 동굴탐험, 열대정글 트레킹 등을 경험할 수 있으며 7개의 협곡으로 이루어진 세타유 휴양공원(Sekayu Recreational park) 등도 들러볼만 하다.

/말레이시아=글·사진 김미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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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말레이시아 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