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많은 볼 거리 중 여미지(如美地) 식물원은 세계의 진귀한 식물과 향기 짙은 남국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 반드시 들러봐야 할 곳이다. 게다가 지난해 4월 19일 광주의 건실한 기업인 부국개발주식회사(대표 남상규)가 이곳을 인수한 뒤 화려한 꽃들과 테마가 있는 식물원으로 변모하고 있어 방문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중문관광단지 내에 위치한 여미지식물원은 독특한 건물형태가 눈길을 끈다. 커다란 문어가 다리를 뻗고 있는 듯한 모습같기도 하다. 본관 온실입구에는 “봄이어요. 이곳 이공간에 꽃이 피어나세요” 라는 싯구가 눈길을 끈다. 서울대학교 문리대를 졸업한 남상규 대표의 ‘끼’가 느껴지는 대표적인 변화다.

온실 왼편에 위치한 일본정원은 젠 스타일의 고산수 정원. 연못과 잉어떼, 붉은색 다리등으로 구성돼 정돈된 일본 정원의 특색을 살렸다. 한국정원은 우리 궁궐양식을 차용한 꽃계단과 대문이 있고, 수련으로 가득한 연못에 정자가 왕벚나무 산책로와 어울려 한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살랑대는 봄 바람의 안내를 받으며 발걸음을 멈춘 곳은 여지지 식물원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 스스로 껍질을 벗는 유카립투스 나무 아래에서 한라산과 난대림보호구역인 천제연폭포 계곡, 푸른 중문 앞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남 대표는 이곳을 약간 거친듯한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시키고 중문앞바다의 전망을 즐 길 수 있는 예쁜 카페도 만들 계획이다.

화산석인 제주의 돌과 담장, 암벽과 어우러진 참나리등 나리꽃들과 야생화들로 가득찬 고즈넉한 공간인 암석원. 남 대표는 이곳을 가장 좋아한다. 하루에도 몇번씩 여미지 식물원을 순회하며 새로운 청사진과 변화의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이곳만틈 가슴을 파고 드는 곳은 없다. 제주도의 거칠고 투박한 모습을 느낄 수 있다. 프랑스 정원과 이태리 정원에선 로마 근교의 거대한 오바타 분수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배경으로 사진 촬영이 한창이다.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 하나다. 옥외 식물원 탐방이 끝나고 온실식물원 탐방에 나선다. ‘선인장 정원’에는 100년 가까이 자란 커다란 ‘금호’를 비롯한 각종 선인장들과 용설란, 알로에 등으로 만든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이국적인 정취가 느껴진다.

아마존이나 아프리카 열대림과 같은 원시림과 늪지대에 사는 식물들과 벌레나 곤충을 잡아먹는 식충식물들을 보여주는 ‘열대정원’도 볼거리가 많다. 4개의 연못에 열대및 아열대 지방의 황홀한 수련들과 물속에 사는 식물들로 조성된 ‘물의 정원’은 시원스런 물소리가 어우러져 꿈속에 와 있는 듯 한 착각마저 든다.

이외 망고 바나나, 커피나무등 모두가 즐겨먹는 열대, 아열대 나무가 심어진 ‘열대과수원’과 300여종 이상의 꽃과 꽃나무 등이 어우러진 ‘꽃의 정원’이 있다. 860여평의 온실 중앙홀은 ‘피터팬과 후크선장, 백설공주와 일곱난장이, 콩쥐팥쥐, 햇님 달림 등 동화속의 친숙한 캐릭터들이 토피어리 조형물로 방문객들을 반긴다.

남대표가 ‘즐거움과 행복을 나눠드릴 수 있는 여미지 식물원’으로 만들기 위한 첫번째 변화의 산물이다. 중앙홀 전망대에 오르면 중문관광단지 대부분과 한라산, 가파도와 마라도, 푸른 태양을 더욱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개장은 오전 9시∼오후 6시. 입장료 일반 개인 6천원, 단체 4천800원, 청소년 4천500원, 어린이 3천원, 노인 3천원. (문의) 064-735-1100.

/제주도=최재호기자 lio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