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명승고적과 찬란했던 낭주문화유산을 간직한 곳, 남도의 `소금강' 월출산 줄기가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영암에서 4일부터 7일까지 `2003 영암 왕인문화축제'가 열린다. 봄기운이 완연해진 이번 주말 일본인의 스승이 된 왕인박사의 고장 영암에서 역사의 숨결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아스카문화의 발상지
아름다운 월출산 국립공원과 호남의 젖줄인 영산강이 에워싼 상서로운 땅 영암. 고대로부터 한·중·일 교역의 중심지가 됐던 유서깊은 고장 영암에서 1천600년전 백제시대에 일본 응신천황의 초청으로 천자문, 논어, 도공, 야공, 직조공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아스카(飛鳥)문화를 꽃피우게 한 왕인박사의 업적을 기리는 왕인문화축제가 펼쳐진다.
왕인문화축제는 한·일 왕인의 후예들이 모여 일본속의 백제문화와 아스카문화의 발상지인 영암에서만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역사·문화축제이다. 문화의 세기를 맞아 국내외 관광객과 함께 오랜 역사만큼이나 장엄하게 열린다.
◇역사·문화의 제전
국가지정 우수축제인 왕인축제는 지난해부터 순수문화예술행사가 개막행사를 장식하는 역사·문화축제로 거듭났다.
아스카문화를 일으켜 일본문화의 스승으로 추앙받고 있는 왕인박사를 기리고, 향토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들이 마련된다.
개막일인 4일에는 전통춤 연구가인 임이조 무용단이 왕인탄생 축하무와 백제 춤사위를 특별무대에 올린다. 왕인탄생 축하무는 여명의 기원과 월출산의 정기, 위대한 탄생 등 총 3막으로 구성돼 있다. 문화교류의 메신저였던 왕인박사의 탄생을 한국춤으로 표현했다.
또 백제춤을 30여명의 임이조 무용단이 재현한다. 백제춤은 예절을 숭상하는 우리민족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예드리기'를 시작으로 답지저앙(무릎을 굽히고 돋으며 땅의 신을 위로하고 받드는 의식), 수족상응(손과 발이 서로 어우러져 멋진 춤사위를 구성하는 것), 구기상수(다같이 어울려 발을 구르며 절도있게 춤을 추는 것)등 기본 춤사위와 학두루미춤, 낙화암 꽃춤으로 꾸며져 전통을 되살리는 문화축제를 상징하게 된다.
◇배우고, 즐기고
주제행사는 왕인박사가 일본을 건너갈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는 `왕인박사 일본가오'와 왕인박사 도일 기원굿, 백제 춤사위, 백제의상 패션쇼 등으로 구성된다.
특별행사로는 구림도기로 꾸미는 상차림, 천자문 터널 `하늘천 따지', 닥종이 천연염색 및 공예체험과 왕인고을 주막 운영으로 이뤄진 왕인고을 잔치 등이 마련된다.
또 관람객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전국 퀴즈왕인 선발대회', `왕인학문의 길 트래킹', `도전! 천자문 250계단', `백제 민속놀이 일곱마당', `우리 종이 공예전' 등이 펼쳐진다.
`전국 퀴즈왕인 선발대회'는 4일부터 7일까지 특설무대 및 무대광장에서 진행되며 2인 1팀으로 참가할 수 있다. 참가 신청은 영암군청 문화공보과(061－473－2191)나 영암군청 홈페이지(www.yeongam.jeonnam.kr)로 하면 된다.
`왕인학문의 길 트래킹'은 4-7일까지 다목적 광장→왕인교→지침바위→문산재→책굴 등지에서 열린다. `왕인박사의 얼이 깃든 탄생지를 비롯, 월출산의 왕인박사 관련 유적지를 직접 순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천자문을 음독(音讀)하면 다음 계단으로 올라갈 자격이 주어지는 흥미로운 프로그램인 `도전! 천자문 250계단'도 축제기간 동안 천자문 계단에서 펼쳐진다. 즉석에서 2인 1조를 구성하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백제 서민층의 성년식인 `들돌들기'와 대표 민속놀이인 `쌍륙놀이', `투호놀이' 등을 경험할 수 있는 `백제 민속놀이 일곱마당'도 4-7일 왕인박사 유적지와 사당광장에서 진행된다.
`우리 종이 공예전'은 4일부터 7일까지 영암도기문화센터에서 열린다. `우리 종이 공예전'은 1천600년전 왕인박사가 일본에 우리 전통 종이를 보급해 일본인들의 종이 문화발전에 기여한 참뜻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崔景鎬 기자squeeze@kwangju.co.kr
/靈岩〓金韓男기자hn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