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 ‘판정 조작’ 논란을 일으킨 심판진이 직무에서 배제됐다.

KBO가 15일 허구연 총재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NC-삼성 경기의 심판 팀장 이민호 심판위원, 주심 문승훈 심판위원, 3루심 추평호 심판위원을 직무 배제하고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지난 14일 오심 논란의 중심에 섰다.

NC 선발 이재학의 3회 피칭 장면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NC가 1-0으로 앞선 2사 1루에서 이재학이 이재현을 상대로 2구째 직구를 던졌고 주심은 ‘볼’을 외쳤다. ABS의 판정은 ‘스트라이크’였다.

ABS가 판정한 결과는 ‘인이어’를 낀 주심에게 전달이 되고 오류로 인한 판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제외하고 심판은 ABS 판정 결과에 따라야 한다.

그러나 스트라이크 판정에도 문승훈 주심은 ‘볼’을 판정했고, ABS 판정이 표기되는 덕아웃 태블릿 PC를 통해 ‘스트라이크’를 확인한 NC측이 심판진에 항의했다.

오심 뒤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NC항의를 받은 심판진이 모여 논의를 진행했고, 이민호 심판 조장은 볼로 음성이 전달이 됐으며 ABS 모니터를 확인한 결과 스트라이크였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ABS의 오류’라며 책임을 넘긴 심판진은 ‘어필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원심대로 경기를 진행시켰다.

하지만 4심 합의 과정에서 이민호 조장이 “음성은 볼로 인식했다고 하라”는 오심 책임 회피를 위한 발언을 한 게 TV 중계에 잡히면서 ‘판정 조작’ 논란으로 확산했다.

KBO는 사안이 엄중하다고 판단해 즉각적인 징계 절차에 나섰다.

또 주심이나 3루심의 스트라이크·볼 판정 수신에 혼선이 생길 경우 ABS 현장 용원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게 매뉴얼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