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한승택이 “끝까지 가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KIA의 포수는 지난 시즌부터 화제의 자리다. 박동원의 트레이드와 FA 이적 등으로 변화가 많았던 자리. 올 시즌에는 한승택이 포수 최고참으로 안방을 지키고 있다.

9일 현재 한승택의 타율은 50타수 8안타, 0.160. 타격에서 아쉬움은 있지만 한승택은 9일 KIA가 바라는 경기를 완성했다.

이날 마운드에서는 KIA 양현종과 SSG 김광현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두 좌완의 ‘빅 매치’여서 눈길이 쏠렸던 경기는 KIA의 3-0 승리로 마무리 됐다.

변우혁의 선제 투런에 힘입은 양현종은 8이닝 10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이면서 통산 161승을 수확, ‘한화 레전드’ 정민철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마무리 정해영은 3점차 상황에서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하면서 통산 70세이브를 채웠다.

이날 한승택은 배터리로 완벽한 호흡을 과시했다. 양현종과 직구로 공격적으로 승부를 하며 빠르게 경기를 풀어간 한승택의 리드는 8회 마지막 순간에도 빛났다

8회 2사 2루에서 양현종이 100구째를 채웠다. 김강민과의 승부를 앞두고 정명원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양현종에게 교체 의사를 물었다. 하지만 양현종은 그대로 마운드를 지켰고 초구에 김강민을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우고 8이닝 무실점의 성적표를 작성했다.

양현종은 “솔직히 자신 없었는데 승택이가 자기 믿고 던지라고 했다. 승택이 믿고 더 던진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한승택은 이날 세 번째 타석에서는 중전안타도 만들면서 상대 배터리를 괴롭혔다. 공수에서 더할 나위 없는 결과를 만들어낸 한승택. 이날 경기 전에는 심재학 신임 단장이 팀 케미스트리를 강조하면서 포수진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승택은 “8이닝 선발 투수가 던지고, 마무리가 9회를 깔끔하게 정리했는데 어느 팀이나 바라는 모습일 것이다. 수비로서는 최고 경기였다”며 “현종이 형에게 개인적으로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해서 뿌듯하기도 하다. 주자 있을 때 쳤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안타도 쳐서 기분이 좋았다”고 짜릿했던 승리를 이야기했다.

포수진에 쏟아지는 시선에 대해서는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마음 고생을 할 것”이라면서도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된다. 질문은 달라도 답은 하나다. 내가 잘하는 수 밖에 없다. 항상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IA 투수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 타격도 최근 페이스가 좋은 만큼 자신감 있게 경기에 나설 생각이다.

한승택은 “포수로서 투수들과의 호흡이 중요하다. 점수를 안 주고 이기면 내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안타를 치면 더 기분 좋지만 1번은 점수를 안 주는 것이다. 요즘 팀이 잘 되고 있어서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며 “5월 들어 타격 흐름이 나쁘지 않다. 그 기운을 이어 수비는 물론 방망이도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4월에는 마음이 급하기도 했다. 아직 시즌 많이 남았으니까 5월 새 마음으로 하고 있다. 시즌 끝날 때 기록에 따라서 내가 어떻게 시즌을 치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몇 년 동안 타격에 변화를 많이 줬다. 캠프 때 익힌 것을 시즌에도 밀고 가야 하는데 중간중간 혼동이 오기도 했었다. 올해는 준비한 대로 밀고가면서 시즌이 끝나고 문제점이 있으면 수정하겠다”고 설명했다.

타석에서는 지난 시즌보다 조금이라도 수치를 올리는 게 한승택의 목표. 가장 간절한 목표는 ‘우승’이다. KIA 투수진과 호흡을 맞추면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한승택은 “장현식, 전상현, 정해영, 이준영 형은 잘 던져왔던 좋은 투수들이다. 김기훈이 제대하고 왔고 최지민도 호주 다녀와서 좋아졌다고 들었는데 막상 보니까 정말 좋아졌다. 경험을 더 쌓으면 좋은 투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 KIA의 미래도 밝고 기대가 된다. 목표는 무조건 팀 우승이다. 어느 팀이든 시즌 시작할 때 우승을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부상 없이 야구 하는 게 목표다. 수비에서는 포수 방어율에 욕심 나고, 타자로서는 작년보다 하나라도 더 결과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