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넘어졌다고 생각해주시길 바란다. 다시 일어서 달릴 수 있도록 하겠다.”

우승이라는 결승선을 향해 달리던 광주FC가 잠시 걸음을 멈췄다. 광주는 지난 30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FC와의 K리그2 3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2패를 기록했다.

전반 44분 광주의 골대가 열렸다. 부천 박창준이 오른쪽에서 크로스한 공을 골대 왼쪽에 있던 오재혁이 머리로 터치했다. 골키퍼 김경민이 1차 방어했지만 이시헌이 떨어진 공을 오른발로 밀어 광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0-1로 뒤진 후반 7분 광주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헤이스가 주인공이었다.

박한빈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 구석에서 뒤로 공을 보냈고 헤이스가 살짝 뛰어올라 헤더를 시도했다. 바운드된 공이 골키퍼를 지나 부천 골대를 갈랐다. 헤이스의 12호골.

하지만 후반 23분 다시 광주 골대가 열렸다.

김호남이 오른쪽에서 문전에 있던 한지호를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공이 제대로 맞지 못하고 뒤로 흘렀지만 이시헌이 공을 잡아 오른발 슈팅으로 광주 골대 왼쪽 하단 구석을 뚫었다.

광주는 이후 총력전에 나섰지만, 추가골에 실패하면서 1-2로 경기를 마감했다. 12경기 만에 기록된 광주의 패배였다.

광주는 시즌 초반 1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린 뒤 6월 26일 23라운드 경남과의 홈 경기에서 1-4패를 기록하며 잠시 걸음을 멈췄다.

부천과의 25라운드 홈경기에서 2-1 승리로 승점 사냥을 재개한 광주는 35라운드 부산전 1-0 승리까지 11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었다.

하지만 ‘부천 약세’ 속에 광주가 다시 쓴 패배를 안았다.

광주는 올 시즌 20승 9무 4패(승점 69)를 기록하고 있다. 부천전 패배로 부산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2위 안양(16승 11무 5패·승점 50)과 승점 10점 차로 좁혀졌지만 1위 자리는 굳건하다.

올 시즌 광주가 빈손으로 돌아선 경기는 4번 밖에 없다. FA컵 경기 포함하면서 광주는 올 시즌 5번만 졌다. 하지만 이 중 3패가 부천종합운동장에서 기록됐다.

신생팀 김포와의 2022시즌 개막전에서 1-2로 졌던 광주는 3월 20일 부천과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2패째를 기록했다.

이 패배 이후 6월 26일 경남전까지 광주는 15경기 연속 무패를 달렸다. 하지만 중간에 패배의 아픔을 겪었다.

광주는 K리그1에서 잘 나가던 인천을 상대로 FA컵 32강전에서 6-1 대승을 거뒀지만, 부천과 치른 16강전에서 1-2로 지면서 FA컵 도전을 멈춰야 했다.

광주가 이번 원정에서 다시 한번 패배를 기록하면서 부천은 ‘악몽의 땅’이 되고 말았다.

12경기 만에 패배를 남긴 광주 이정효 감독은 “평일 원정, 어려운 경기였다. 선수들이 실점을 했지만 끝까지 동점을 위해 달렸다. 패배를 했지만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함께해주신 팬들에게 죄송하다. 길을 걷다 넘어졌다고 생각해주시길 바란다. 다시 일어서서 홈경기에서 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광주는 오는 3일 오후 6시 30분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시즌 첫 패를 안겨줬던 김포를 상대로 우승을 향한 도전을 이어간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