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계의 노벨상 수상자’ 진은숙(60)이 쓴 새 바이올린 협주곡이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진은숙은 6일 오후 7시(현지시간) 영국 런던 바비칸 홀에서 자신의 두 번째 바이올린 협주곡 ‘정적의 파편(Scherben der Stille)’을 세계 초연한다.

통영국제음악재단 공식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정적의 파편’은 거장 지휘자 사이먼 래틀이 이끄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바이올리니스트의 바이올리니스트’라 불리는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협연으로 선보인다.

세계 초연 이후에는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등이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협연, 안드리스 넬손스 지휘로 공연할 예정이라고 통영국제음악재단은 전했다.

‘정적의 파편’은 진은숙이 2002년 첫 바이올린 협주곡을 내놓은 지 20년 만에 나온 작품이다. 원래 곡을 쓸 계획이 없었지만 바이올리니스트 카바코스의 연주에 영감을 받아 만들게 됐다고 한다. 카바코스는 그리스 출신 음악가로 뛰어난 기교와 음악성으로 1988년 파가니니 국제콩쿠르 우승을 차지한 바이올리니스트다.

진은숙은 서울대 작곡과에서 강석희를 사사했으며 독일 함부르크 음악대학에서 헝가리 출신 작곡가 죄르지 리게티의 가르침을 받았다. 2004년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작곡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그라베마이어 상을 받으며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지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시향의 현대음악 시리즈 ‘진은숙의 아르스 노바’ 공연을 기획했으며, 2011년부터는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오늘의 음악’(Music of Today)‘ 시리즈 공연을 기획했다.

현대음악 작곡가로서 다양한 협주곡과 오케스트라, 실내악, 전자음악, 오페라 등 곡을 썼다. 2005년 아놀드 쇤베르크 상, 2010년 피에르 대공 작곡상, 2012년 호암상 예술상, 2017년 비후리 시벨리우스 음악상 등을 받았고, 2020년 1월에는 덴마크 최고 영예인 ‘레오니 소닝 음악상’을 아시아인 최초로 수상했다.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해온 진은숙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을 맡는다.

진은숙은 음악평론가 진회숙의 동생이자 시사평론가 진중권의 친누나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