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경험은 물론 전남에 연고도 없는 경상도 출신 귀농인이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농업을 실천, 고소득으로 인생 2막에 성공해 화제다.

2일 전남도에 따르면 장흥에 귀농한 이상환(60)씨가 1.5ha에서 재배한 친환경 애플수박과 비트 등 16개 품목에 대해 무농약 인증을 받아 연간 700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씨는 경상대를 졸업한 후 중국과 경남지역에서 병원을 20여년간 경영하다가 은퇴 후 노후를 고민하던 중 지난 2012년 장흥으로 귀농했다. 그는 제주도로 가는 여객선을 이용하기 위해 장흥을 방문한 것이 계기가 돼 장흥을 제2의 고향으로 정했다.

초보 농부인 이씨는 귀농 후 농업 전문기술을 배우기 위해 3년간 친환경농업대학 등에서 무려 8개 과정을 이수해 유명세를 얻었다. 지금도 전남마이스터대학 시설원예 과정을 교육받고 있다.

이씨는 “귀농 첫 재배작물로 선택한 백향과는 대만에서 묘목을 수입하던 중 바이러스에 감염돼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작물을 전량 폐기 처분하기도 했다”며 시행착오를 겪던 과거를 회상했다.

지난 2017년부터 이씨가 새롭게 도전한 것이 애플수박이다. 애플수박은 무게가 1㎏ 내외로 작고, 사과처럼 깎아 먹을 수 있어 1인 가구나 캠핑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하우스에서 재배하되, 1년에 3차례 생산(5월, 7월, 10월)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방식을 선택했다.

친환경농자재도 직접 만들어 사용 중이다. 5년 이상 발효된 가축분퇴비와 미생물, 깻묵 등을 비료로 뿌려주고 있으며, 유기농자재로 만든 유황과 끈끈이 트랩 등을 활용해 병해충을 방제하고 있다.

단순히 생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층을 겨냥한 커플수박인 ‘초록수박왕자 노랑수박공주’ 브랜드를 개발, 일반 수박보다 6000여원이 비싼 상자 당(2개 1세트) 1만8000원으로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생산 전량을 인기리에 판매하고 있다.

이씨는 “자연 생태환경을 보호하고 소비자에게 안전먹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에 친환경농업을 선택했다”며 “친환경농업 현장체험과 가공·유통을 아우르는 농촌융복합 성공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애플수박은 칼륨과 식이섬유, 비타민B가 풍부해 당뇨병 등 성인병과 불면증 완화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