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날이 늘어가는 가운데 전남 지역 공중보건의(공보의)가 대구로 파견돼 의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달 26일 3월 10일까지 활동할 36명의 공보의를 대구로 파견했다. 이어 28일부터 3월 12일까지 활동할 공중보건의 10명을 추가로 파견, 현재 46명이 의료진을 돕고 있다.

광양 출신으로 강진군 보건소에서 3년차 근무 중인 공보의 이준형(28)씨는 26일 전남 1차 파견단에 포함돼 대구로 향한 이다.

이씨에 따르면 공보의가 맡는 역할은 어느 기관에 배치되는지에 따라 다르다. 주로 선별진료소에서 환자 검체 채취 작업을 돕거나, 환자 분류작업을 한다. 이씨의 경우 대구 달서구 각 가정을 찾아가 방문 검체채취 활동을 하고 있다.

“자가격리 대상자를 중심으로 방문 검체채취를 하고 있어요. 신천지 신도 전원이 방문 검체채취 대상자라 무게가 더 실려 있어요. 힘든 작업이긴 하지만, 안전한 국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별진료소에서 활동 중인 공보의들은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근무하고 있다. 방호복을 오랫동안 입고 있기 힘든 점을 고려해 3시간씩 돌아가며 활동한다. 방문검체채취 활동은 오전 9시에 시작해서 일일 할당량을 채우는 게 하루 목표로, 늦게는 밤 10시까지 일한다.

이씨는 대구시가 지원하는 일일 숙박비 6만원과 관할 보건소에서 아침·저녁으로 제공되는 식비 2만원으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대구시와 협약을 맺은 호텔에서 묵고 있다.

이씨가 본 대구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거리에 사람이 거의 돌아다니지 않으며, 문을 닫은 상점과 식당도 많아 황량하다. 그나마 열려 있는 식당도 방문 포장, 배달 전문점이 대부분이다.

“출퇴근 시간이 돼야 차량이 보여요. 평소에는 이렇듯 사람을 보기가 힘들지만, 아침에 무료 마스크를 배포할 때면 사람이 우르르 몰려듭니다.”

문을 연 식당이 많지 않아 숙소 밖에서 이씨는 밥도 편히 먹지 못한다. 주로 단체로 대형마트에서 배달시켜 먹거나, 호텔 내에서 간편식으로 해결하곤 한다.

이씨는 힘든 점으로 마스크 등 공보의·의료진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것을 꼽았다. 출퇴근 시간에 쓸 마스크가 없어 개인적으로 따로 구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병상도 부족해 입원 대기 환자가 많은 것도 문제다. 이 중 가장 큰 문제는 검사 대상자가 밀려 있어 검사 속도가 검체 채취 속도를 못 따라가는 현실이다.

“검체를 채취하면 검사 기관으로 보내 PCR(중합효소 연쇄 반응) 분석을 합니다. 이 과정이 6시간이 걸리는데, 검사가 밀려 결과가 나오기까지 일주일이 걸립니다. 증상이 드러난 환자인데도 검사가 늦어 조치가 힘든 경우가 많아요.”

이씨의 가족도 대구로 향하는 아들에 걱정이 앞섰다. 출발하기 전부터 ‘안 가면 안되느냐’며 말렸으며, 현재도 날마다 전화해 안부를 물어온다고 한다.

“저도 혹시 감염될까 두려운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위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에요. 의료진 중에는 휴일까지 반납하고 일하는 분도 많이 있습니다. 밤낮없이 열심히 일하시는 많은 분들을 본받아 저도 열심히 제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