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수개월 전 화재·정전사고가 났던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또 폭발 사고가 발생, 광양시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24일 광주일보가 입수한 사고 당시 영상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5분께 이순신 대교를 지나던 차량의 블랙박스에 찍힌 이 영상에는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파편이 하늘로 수백m를 치솟은 뒤,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직경 1m 크기의 둥근 쇳덩이가 이순신 대교 철제 난간을 찌그러뜨리는 등 위험천만한 순간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순신 대교에서 사고 장면을 지켜본 한 운전자는 “마치 로켓포가 발사되는 듯 하늘 높이 둥근 모양의 물체가 치솟았다”고 말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배열 발전 축열설비 시험 운행 중 ‘펑’하는 소리와 함께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광양제철소가 포함된 광양산단 내 화재사고가 너무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다. 지난 6월에는 포스코 내 포스넵(니켈 추출 설비) 공장에서 밸브 교체를 위한 용접 작업을 하던 중 불꽃이 튀면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작업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지난 7월에는 변전소 이상으로 정전이 발생해 제철소 내 코크스(석탄) 공장과 고로 등의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잔류 가스가 배출되지 못해 배관 안에 있던 가스에 불이 붙었다. 이 불로 붉은 화염과 검은 연기가 광양 시내를 뒤덮는 바람에 광양시민 중 일부는 대피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이와 함께 광양산단 인근에 있는 석유화학산업 밀집단지인 여수산단도 매년 화재 및 가스 누출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어 지역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여수산단에선 지난 23일 오전에도 단지 내 화력발전소에서 유연탄을 옮기는 컨베이어 벨트 부위에서 불이 났다.

앞서 2016년 6월 17일 여수산단에 입주한 한 대기업 공장에서 열 교환기 청소작업 중이던 하청업체 직원이 끊어진 고압호스에 머리를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같은 해 5월 27일에도 여수산단 한 화학공장 플랜트 보호 건물에서 협력사 직원이 동료 3명과 작업 중 새어나온 포스겐 가스에 노출, 병원 치료 2주 만에 목숨을 잃었다.

각종 사고가 잇따르면서 지역사회에선 노후한 광양산단과 여수산단 내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 11월까지 광양산업단지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2015년 3건, 2016년 6건, 2017년 8건, 2018년 5건, 올 11월 기준 4건이다. 이번 화재사고를 포함하면 5년 간 27건이 발생해 1명이 사망하고, 8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