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해양경찰이 구조업무를 민간잠수사에게 떠넘겼다가 발생한 사망사고<광주일보 9월 30일자 6면>는 ‘사실상 인재(人災)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경은 자체 지침에 따라 ‘2인 1개조’ 잠수작업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사실상 해경 잠수업무를 위탁 받은 민간잠수사의 1인 잠수에 대해선 명문화된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 사망사고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1일 완도해양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새벽 0시 10분께 완도읍 망남리 남서쪽 3㎞ 해상에서 스크루에 어망이 걸려 표류 중이라며 선장 강모(61)의 구조신고가 완도해경 상황실에 접수됐다.

완도해경은 경비정과 연안구조정을 구조 현장으로 보냈으나 인명에 관한 사고가 아니라는 이유로 선장에게 민간잠수사를 연결해 줬으며, 선장은 개인비용까지 들여 잠수사 4명을 섭외 했다. 이날 새벽 3시 20분께 사고 현장에 도착한 민간잠수사 4명 중 A(49)씨가 어망 제거 작업을 위해 단독으로 물속에 들어갔으나 30여분이 넘도록 나오지 않았다. 사고를 직감한 동료 잠수사 B(47)씨는 이날 새벽 4시께 입수해 의식을 잃은 A씨를 건져 올렸다.

병원이송 끝에 숨진 A씨는 당시 홀로 칠흑 같이 검은 새벽 바다에 들어간 뒤 어망에 몸이 얽혀 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2인 1개조’ 잠수원칙을 지키지 않은 부분에 대한 해경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해경의 경우 잠수 업무시 이른바 ‘짝잠수’라고 불리는 2인 1개조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해경의 업무를 위탁 받아 그물망 제거 작업을 벌인 민간잠수사 역시 2인 1개조 작업 원칙을 지키도록 관리·감독을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때에도 해경, 군인, 민간잠수사 구분 없이 2인 1개조 작업 원칙이 지켜졌다.

한 민간잠수사는 “이번 사망 사고 당시 물살이 거세고 새벽 시간대라 시야확보도 어려웠을 것”이라며 “만약 2인 1개조를 이뤄 작업을 실시했다면 인명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완도=정은조 기자·전남주재총괄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