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발표된 대한민국 관광 혁신 전략은 2022년까지 지역 관광을 육성하고 관광 콘텐츠를 혁신함으로써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를 2300만 명(2018년 1500만 명)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역 관광의 성공 모델을 만들어 관광객을 지방으로 분산하겠다는 전략이다. 서울, 제주를 제외하고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서의 잠재력을 가진 광역시 한 곳을 올해 안에 국제 관광 도시로 선정 발표하고 내년에 일정 수준의 기반 시설을 갖춘 기초자치단체 네 곳을 관광 거점으로 선정하여 지원할 방침이다.

일본 아베 총리가 관광 입국 각료 회의를 주재하며 관광 산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일본은 버블 경제 붕괴로 인한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불리는 장기 경제 침체와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 이후 침체된 일본 경제를 부흥하고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해 관광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2011년 방일 외국인 관광객 수는 620만 명이었으나 2018년에는 3200만 명으로 5배 이상 비약적으로 증가하였다. 일본은 2020년 4000만 명, 2030년에는 60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관광 정책의 특징은 기존 도쿄, 오사카, 나고야 중심의 관광 개발 패턴을 벗어나 지방에 국제 관광 경쟁력을 갖추게 함으로써 외국 관광객의 일본 재방문률을 높이고 인구 감소로 쇠락해가는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에 이르는 일본 11개 지역 광역 관광 주유 루트에 31개 모델 코스를 선정해 테마와 스토리를 가진 관광지로 집중 조성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관광 산업은 서울 등 수도권, 제주, 부산에 너무 편중되어 있어 서울 공화국의 그늘은 관광 분야도 다르지 않다. 한국관광공사가 조사한 2018년 외래 관광객 실태 조사에 의하면 1534만 명의 방문 지역은 서울 79.4%, 경기 14.9%, 부산 14.7%, 강원권 9.7%, 제주 8.5%, 인천 8.3%, 대구 3.1%, 경북 2.8%, 경남 2.3% 순이다. 호남권은 2.9%로 광주, 전북이 각 1.1%, 전남 0.7%이다. 지방 관광 인프라의 부재는 외국 관광객의 재방문율 저하로 나타나는데 한국은 49.8%인데 비해 일본은 70.5% 이다. 개별 여행객의 비중은 한국은 79.9%인데 비해 일본은 90.9%이다.

일본은 관광 산업 활성화로 인해 공시 지가가 거품 경제 붕괴 이후 27년만에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일본 국토교통성은 올해 3월 일본 전국 평균 지가가 1.2% 상승하는 등 4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 나갔다고 발표하였다. 일본 언론은 외국 관광객들의 방문이 지방으로 확산되면서 2014년 도쿄, 오사카, 나고야 3대 대도시권에서 시작된 지가 상승세가 4대 지방 거점 도시로 퍼졌다고 분석하고 삿포로, 센다이, 히로시마, 후쿠오카의 올해 평균 지가 상승률이 9.4%에 달했다고 보도하였다.

일본이 해외 관광객 유치 목표 3000만 명을 초과 달성한 데에는 지방 공항들이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한 것도 한 몫 했다. 저비용 항공사가 주로 취항하는 지방 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7년 1523만 명으로 전체 외국인 방문객의 53%를 차지했다. 한때 일본의 지방 국제 공항이 재정 낭비의 상징으로 여겨졌지만 지금 대한항공 등 우리나라 항공사가 운항하는 일본 내 공항만도 22개이며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의 사례는 지역 관광이 활성화되지 않고서는 관광 대국은 공염불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관광공사가 조사한 2018년 외래 관광객 실태 조사에 의하면 한국 방문 선택시 고려 요인은 쇼핑이 63.8%, 식도락 등 미식 탐방이 57.9%에 이른다.

호남 지역은 음식 문화가 가장 발달한 지역으로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말처럼 관광 자원과 연계한 음식 발굴 등 지역 특성에 맞는 관광 자원 개발에 혼신의 힘을 경주하여야 한다. 광주가 명실상부한 아시아 문화중심도시가 되기 위해서도 외국 관광객 유치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