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의 촛불로 많은 촛불에 불을 붙여도 처음 촛불의 빛은 약해지지 않고 온 누리를 밝힌다. 이처럼 시민 개개인은 약하지만 서로 연대하면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한 힘이 되어 세상을 놀라게 한다.

우리의 역사를 뒤 돌아 보면 중요한 순간마다 응집된 시민의 힘과 저력은 사회에 변화의 물줄기를 이끌어 냈고 생기를 불어넣어 왔다. 지난 2002년 월드컵은 4강 진출이라는 실력뿐만 아니라 축구팀 서포터즈이자 열두 번째 선수인 ‘붉은 악마’들의 응원으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특히 스포츠는 만국 공통어,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불리는데, 가장 큰 매력은 사회 분위기를 이끌고 구성원들의 일체감을 만들어 내는 데 있다.

더욱이 스포츠 이벤트를 매개로 한 시민들의 결속력과 성숙한 시민 의식은 지역 공동체의 자긍심이자 힘찬 도약의 상징이다.

아일랜드는 축구 대회에서 800년간 자신들을 지배해온 영국을 물리쳐 오랜 열등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2차 세계 대전 패전 후 일본인에게 자신감 회복과 국민의 재결집을 가져다 준 사람들도 다름 아닌 스포츠 영웅들이었다.

동·하계 올림픽, FIFA 월드컵 축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세계수영선수권과 같은 5대 메가 스포츠는 어떠한 사회적 사건보다 수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대형 이슈다. 또한 도시 경쟁력을 가늠하는 한 축이 되고 국가 발전의 중요한 기반이 되곤 한다.

광주는 2015 하계유니버시아드에 이어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최로 당당히 ‘광주’라는 도시를 전 세계에 알리게 되었고 국제 스포츠 이벤트 유치로 유발되는 경제 효과는 물론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그래서인지 이번 수영대회에 대한 지역 사회의 기대는 남다르다. 대회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미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고 대회 전담팀 구성은 물론 경기 시설물들이 차질없이 마련될 수 있도록 일일 점검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대회 시스템과 하드웨어의 완벽한 준비 못지않게 더 중요한 역할이 우리 시민들에게 주어졌다. 선수와 관광객이 가장 먼저, 가장 자주 만나는 시민들의 따뜻한 친절, 열정적인 응원, 아름다운 헌신이 국제 대회의 성공을 이끌 것이다.

광주시에서는 수영대회 붐 조성, 각국 선수단의 환영·환송, 관광 안내 지원, 경기 응원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대회에 참가할 200여 개국 선수와 임원 1만 5000여 명의 민간 외교 사절 역할을 할 1만 명의 시민 서포터즈를 모집했다. 시와 자치구는 이달 중순까지 이들의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 수영대회 개요, 참가 국가 현황, 국제 에티켓, 응원 방법 뿐만 아니라 응급 상황시 조치 요령 등 기본적인 소양 교육을 병행 실시했다.

동·단체·기관별로 40~80명 단위로 서포터즈 팀 200여 개를 구성해 참가 국가별로 배정하고 광주대, 송원대 등 대학생을 대상으로 10개 팀 500명의 대표 응원단을 구성해 일반 서포터즈의 경기 응원 분위기 조성 활동을 지원한다. 아울러 참가 선수단의 관광에 도움을 주기 위해 시와 관광협회 등 100여 명으로 관광 서포터즈를 구성하여 남도 맛 기행 광역 투어 버스, 광주 시티 투어 버스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광주의 맛과 멋을 보여준다.

지난 21일 ‘광주 시민의 날’엔 참가 국기를 앞세운 기수단과 서포터즈가 모두 모여 5·18 문화광장에서 발대식을 갖고 대회 기간 최일선의 홍보 대사로서 친철하고 따뜻한 남도인의 정과 민주 인권 평화 도시 광주를 홍보한다.

시민 한 사람의 참여는 미미하지만 시민 서포터즈가 일으키는 사회적 반향은 광주를 바꾸는 힘이 될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행정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부분을 시민들이 빈틈없이 채워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시민 서포터즈의 환한 미소는 광주의 밝은 이미지를 대신하고 정성을 다해 베푼 친절은 광주의 가치를 높여 주며, 시민들의 자긍심은 광주의 발전상을 대변할 것이다. 시민 모두가 세계수영대회를 기다리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