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역사의 고비마다 중심에 서 왔다. 불의에 항거한 광주 3대 민중 항쟁의 역사가 그것을 증명한다. 1929년 학생독립운동과 1960년 4·19 혁명, 1980년 5·18 민중 항쟁은 광주 정체성과 광주 정신의 산실이다. 다른 시도와 차별화되는 이러한 역사 문화는 광주의 에너지이자 자산이다.

광주는 또한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위해 항상 투쟁의 중심에 서왔다. 그 시원인 4·19의 진원지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를 인증하는 표지석이 금남로 공원에 있다. 4·19는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이룬 민주주의 혁명이었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서 보듯 3·1 독립 운동과 더불어 4·19 민주 이념이 국가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광주는 4·19의 진원지임에도 한동안 이렇다 할 기념물조차 없었다. 광주 3대 민중 항쟁 역사 중 가장 소외돼 온 것이다. 하여 4·19 당시 주역들이 솔선수범으로 기금을 모아 2002년 광주 4월 혁명 발상 기념탑을 건립했다. 그 이후 4·19 도로와 4·19 시내버스 등을 조성하면서 정의와 자유, 민주의 숭고한 4·19 이념을 계승 발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러한 노력의 결실로 지난 3월에는 광주 4·19 혁명 최초 발상지인 광주고등학교에 4·19 민주혁명 역사관이 문을 열었다. 민주 성지로서 광주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건립이 추진됐지만 5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4·19 민주혁명 역사관은 3층 건물로 대지 200평에 연건평 251평 규모다. 1층 문을 열고 들어가면 광주 4·19 혁명의 물꼬가 터지는 순간을 포착한 두 장의 사진이 눈에 뛴다. 경찰 등이 봉쇄하고 있는 장면과 학생들이 교문을 박차고 나오는 순간이 담겼다. 2층으로 가는 계단 옆 벽에는 광주 3·15 부정선거 규탄 ‘곡 민주주의 장송’ 시위 모습과 광주고 학생들이 경찰에 잡혀 끌려가거나 차에 실려가는 장면 등 사진들이 전시되고 있다.

2층 전시관에는 4·19 당시 시위에 참가했던 학교 대표 학생들 상징물과 함께 4·19 혁명의 전개 과정이 전시돼 있다. 광주 3·15 의거가 마산보다 3시간 빨랐다는 사실도 담겨 있다. 아울러 5·18 영상과 박관현·윤상원 열사, 6월 항쟁의 박종철·이한열 열사 자료를 게시해 ‘민주 성지 광주’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참여했던 각 고교 교복과 모자를 쓰고 기념 촬영을 하거나 구호와 함성을 외칠 수 있도록 하는 등 4·19 혁명 체험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대형 스크린과 터치 스크린으로 4·19 역사를 공부하고 당시 현장을 둘러볼 수도 있다. 4·19 민주혁명 역사관은 광주 역사와 문화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지자체와 교육청을 비롯해 향토 역사 관련 기관에서는 역사관이 전시·교육 기능을 넘어 광주의 관광 자원이 될 수 있도록 관광 코스에 넣어 민주 성지 광주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도록 해주면 정말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