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던 안치홍의 ‘한방’이 터졌다.

KIA 타이거즈가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4차전에서 안치홍의 만루포를 앞세워 8-0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KIA의 첫 영봉승이다.

선발 터너는 7이닝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KBO리그 첫 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 26경기에서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던 안치홍은 4월 마지막 날 마침내 시즌 첫 홈런을 만루 상황에서 장식했다. 승부의 추를 일찍 기울인 결정적인 홈런이었다.

0-0으로 맞선 3회 KIA가 1사에서 나온 한승택의 우중간 2루타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이명기의 우측 안타로 1사 1·3루. 김선빈이 짧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안치홍이 볼넷을 골라내면서 분위기를 살렸다. 그리고 투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최형우가 중전안타를 만들며 두 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김주찬의 안타까지 이어지면서 KIA가 3-0의 리드를 잡았다.

그리고 4회말 안치홍의 타구가 챔피언스필드 밤하늘을 갈랐다.

1사에서 박찬호가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한승택이 2루수 땅볼로 아웃됐지만 이명기가 볼넷으로 나가며 2사 1·2루가 됐다. 그리고 김선빈의 땅볼 타구가 삼성 유격수 이학주 앞으로 향했다. 그대로 KIA의 공격이 끝나는 것 같았지만 이학주가 공을 떨어뜨리면서 만루가 가득 찼다.

그리고 타석에서 선 안치홍이 삼성 선발 백정현의 139㎞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 넘어가는 만루포를 만들었다. 안치홍의 시즌 첫 홈런. 그리고 지난해 9월 18일 대구 삼성전에 이어 기록된 개인 통산 5번째 만루홈런이었다.

KIA 터너가 30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역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모처럼 화끈한 타선 지원을 받은 터너도 마운드에서 만점 활약을 해줬다.

터너는 1회 2사, 2회 1사에서 각각 구자욱과 최영진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이후 범타로 실점 없이 이닝을 넘겼다.

3회 1사에서 박해민에게 세 번째 안타는 내줬지만 포수 한승택이 도루 저지로 터너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터너는 4회 1사에서 이원석에게 이날 4번째 안타이자 세 번째 2루타를 맞았지만 2루수 땅볼과 헛스윙 삼진으로 남은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이후 터너는 두 개의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지만 더 이상의 피안타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97개의 공을 던진 터너는 KBO리그 진출 후 가장 많은 7이닝을 막아내며 선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안치홍은 “공을 왼쪽으로 많이 못 보내서 그 부분에 대해서 많이 힘들었는데 그래서 더 기분이 좋은 것 같다”며 “홈런에 대해서는 조급하거나 그런 것은 없었다. 홈런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타점을 올리려고 한다고 했는데 타점에 대해 신경이 많이 쓰였다. 아직 감이 올라온다 이런 것보다는 매커니즘이 안 좋은 쪽으로 빠져서 그것을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좋아지고 있다고 느끼니까 앞으로 조금씩 더 올라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얼마 전 득녀를 하며 KBO리그 ‘1호 경조사 휴가자’가 됐던 안치홍은 “계속 안 되다 보니까 팀도 안되고 다들 쳐져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웃을 수 있는 일이 생겨서 분위기 전환이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