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 그라운드에는 ‘샛별’이 탄생한다. 2019시즌 KIA 타이거즈에서는 이창진의 이름이 빛나고 있다.

이창진은 지난해 오준혁과의 트레이드로 KT에서 KIA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이적생’이다.

스프링캠프에서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이창진은 시즌 초반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 뒤 ‘샛별’이 되어 반전의 시즌을 이끌고 있다.

이창진은 지난 3일 처음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뒤, 16일 경기 전까지 9경기에서 25타수 12안타로 0.480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권 타율도 0.400. 5개의 볼넷도 골라내면서 0.567의 출루율을 찍고 있다.

3월 14일 시범 경기에서 2014년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담장 밖으로 타구를 날렸던 이창진은 지난 14일 ‘진짜 무대’에서도 손맛을 봤다.

이창진은 SK 와이번스와 1-1로 맞선 7회 1사 2루에서 좌측 담장을 넘기면서 프로 데뷔 6년 만에 홈런을 남겼다. 그리고 이날 경기가 4-2, KIA의 승리로 끝나면서 이창진은 역전 홈런과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창진이 만들어내는 성적도 성적이지만 경기에 임하는 그의 태도에 팬들은 더 큰 박수를 보내고 있다.

스프링캠프에 이어 시범 경기를 통해 눈길을 끌었던 이창진이지만 정규시즌 시작과 함께 그는 백업 선수로 한발 물러나 있어야 했다.

이창진은 개막 2연전에서 벤치만 지켰다.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가 열린 26일 7-13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었던 9회말 대타로 올 시즌 처음 그라운드에 오른 그는 이후 세 경기는 대수비로 들어가 한 타석에도 서지 못했다.

하지만 해즐 베이커의 부진 속에 3일 이창진이 7번 타자 겸 중견수로 처음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지난 5일 부상과 부진으로 주축 선수들이 대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이창진의 역할은 더 커졌다.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지만 차분하게 기회를 기다렸던 이창진은 식지 않은 타격감을 발휘하며 ‘잇몸야구’의 중심이 됐다. 김기태 감독이 강조하는 ‘손목’을 잘 활용하면서 타격 업그레이드를 이뤘다.

또 이창진은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며 타석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는 근성의 야구로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낯선 수비 자리도 어색하지 않다는 게 이창진의 또 다른 매력이다.

KIA 이적 후 내야에 섰던 그는 올 시즌에도 내야수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지금 이창진이 서고 있는 장소는 외야 한가운데다.

스프링캠프에서도 내야수로 훈련을 했지만 연습 경기에서 처음 중견수로 투입된 뒤 ‘전천후 야수’로 자리를 굳혔다.

‘잇몸야구’의 시작점이었던 5일 키움전에서 처음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3차례 출루에 성공한 이창진은 대타 송성문의 타구를 잡아내며 6-4 승리를 완성하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도 채웠다.

이창진은 “타격을 하면서 손목을 잘 활용하고 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에게 지도 받은대로 시합 때 결과가 나와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며 “수비에서도 (김민호 야수 총괄) 코치님이 시합 때 필요한 것들을 집어서 알려주신다. 항상 방어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시즌 전 이창진은 ‘빛’으로 자신의 2019시즌을 표현한 적이 있다.

“어둠에서 벗어나 빛을 보자는 뜻이다”라고 이야기했던 이창진이 KIA의 ‘빛’이 되고 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