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촛불 혁명을 기억합니다. ‘광장의 촛불’이라고도 명명했던 그날의 감동은 집회라기보다는 하나의 축제요, 가벼운 소풍이었습니다. 이제 광장의 민주주의를 넘어 일상의 민주주의로 만들어 보는 상상을 해 봅니다.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마을에서 마을 공동체 활동을 통해 ‘생활 정치’, ‘주민 직접 정치’를 실현해 가자는 것입니다.

용봉 마을에서 마을살이를 한 지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삶의 터전인 지역과 마을에서 관계 맺기(네트워크)를 통한 ‘주민 참여형 마을 민주주의’를 목표로 활동을 하면서 느끼고 배운 것을 토대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마을 민주주의, 주민 참여형 마을민주주의’ 여러분은 어떻게 다가옵니까? 가능은 할까요? 혹. 관심 밖은 아닌지요? 저의 답은 ‘설렘’입니다. 또한 “가능하다” 입니다. 이게 되어야 건강하고 건전한 사회의 기반이 조성되고, 주민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기초가 되는 것이라 확신합니다. 우리가 꼭 실현해야 할 숙제이자 행복한 과제입니다.

용봉 마을에서 주민이 주인 된 공동체를 위해 소박하지만 마을 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마을살이를 통해 하나, 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참여와 나눔’입니다. 참여로 서로의 힘과 지혜를 모으고, 서로가 가지고 있는 작은 재능을 내어놓으며 나누면 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 볼까요. 주민과 주민 모임들의 관계 맺기 활동을 통해 공동체를 엮어갑니다. 주민 누구나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로 모르는 크고 작은 동네 모임들이 이미 많이 있습니다. 이런 개인과 모임들을 잘 엮고 운영해 나가면 마을을 살찌우게 할 수 있습니다. 참여의 통로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주민들의 민원과 의견들을 모아 정책을 구상하고 연구하는 활동으로 생각을 쌓아갑니다. 특출한 누군가가 정책을 만들지 않습니다. 다만 정리하고 정리된 내용을 피드백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자연스레 커뮤니티 공간과 모임으로 의견들이 모이면 함께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자치력을 높여갑니다. 무언가를 위해 뛰는 사람은 잘 듣고 모으는 활동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마을 행사(정월 대보름 한마당, 마을 총회, 행복 장터, 몰래 산타 등)의 기획에서부터 실행 및 평가까지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모든 행사의 주체가 활동가일 수는 없습니다. 행사의 주인공은 주민입니다. 무대 위의 화려한 주인공은 물론이요, 준비 과정에서 기획자로, 집행자로, 평가자로 주민들이 함께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처음엔 귀찮더라도 계속 문턱을 낮추고 함께할 장을 열수록 오래갈 수 있음을 경험을 통해 한 번 더 느낍니다.

마을에서부터 시대정신을 담아낸 민주, 인권, 주권, 평화 통일 등 사회 참여를 실천합니다.

국민이 국가이듯 주민이 진리입니다. 주민들과 함께 마을에서 사회 참여의 활동이 이어질 때 주민들도 뿌듯해 합니다. 처음에는 ‘내가 무슨?’ 쭈뼛쭈뼛 어색해 하시지만 한 번 두 번 활동이 이어지면 ‘맞다! 그래야지’ 하시며 힘을 모아 줍니다. 이 같은 활동은 결코 몇몇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주민과 함께할 때 가능했고 함께할 때 빛이 났던 순간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마을은 국가의 최소 단위입니다. 마을 하나 잘 꾸리는 게 나라를 살찌우는 데 작은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론이 아닌 생활과 경험으로, 행복한 상상으로 ‘주민 참여형 마을 민주주의’를 함께 만들어 봅시다. 우리가 배웠던 민주주의를 소박하지만 생활에서, 마을에서 일상적으로 실천하는 마중물이 되자는 게 저의 제안입니다. 우리 용봉 마을과 함께 지역의 마을과 마을들을 함께 엮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용봉동에서 만들어가고 있지만 어느 마을이든 부족한 만큼 채우며 배운다는 자세로 서로서로 노력해 봅시다. 이를 위해서는 마을마다 각자의 역량을 키우는 부단한 준비와 활동들을 이어가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