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진 광주시 교통건설국장] 대구의 518 버스와 광주의 228 버스
2019년 03월 15일(금) 00:00 가가
광주와 대구는 여러 면에서 닮았다. 두 도시 모두 내륙의 거점 도시이고,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에 1000m가 넘는 무등산과 팔공산이 위치해 있다. 지역민들은 유난히 야구를 좋아하고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개최한 도시라는 점도 닮았다.
그러나 필자에게 두 도시의 공통점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망설이지 않고 ‘시대정신’이라고 답할 것이다. 광주와 대구는 경제적·물질적 풍요보다는 시대적 가치에 충실해 왔다. 불이익을 당하면서도 나라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광주는 동학 농민 혁명과 광주 학생 운동을 이끌었던 의로운 고장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광주는 3·15 부정 선거 규탄 시위를 맨 먼저 한 곳이기도 하다. 1960년 3월 15일 낮 12시 42분, 부정 선거를 규탄하는 시위가 광주 금남로에서 시작됐다. ‘곡(哭) 민주주의’ 즉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외친 최초의 시위였다. 그로부터 네 시간 후에 마산에서 시위가 일어났고, 경찰이 쏜 최루탄에 김주열 군이 사망하면서 결국 4·19 혁명으로 점화된 것이다. 광주의 시대 정신은 1980년 5·18 민주화 운동으로 이어진다. 광주시민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맨손으로 군부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쟁취했다. 그 역사적 기록은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에 등재됨으로써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넘어 인류 문명사에 길이 남게 되었다. 이처럼 광주시민은 몸부림치고, 투쟁하고, 희생당하면서 시대정신을 지켜왔다.
대구 역시 마찬가지다. 대구는 일본 제국 주의에 대항하여 국채 보상 운동을 전개했던 지역이다. 그리고 1960년 2·28 민주 운동은 대구의 8개 고등학교 학생 1700여 명이 거리로 나서 부패 정권을 몰아내는 원동력이 됐다. 오직 자유 민주주의를 향한 일념으로 시작한 2·28 민주 운동은 3·15 마산 의거와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되었고,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 정부 수립을 이끌어낸 학생 의거였다. 이처럼 대구시민들은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조국을 구하고 부흥시키는 데 앞장서 왔다.
비슷한 점이 많은 두 도시는 그간의 갈등과 아픔을 딛고 ‘달빛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자매 결연을 하고 동서 화합의 분위기를 키워 왔다. 달빛 동맹은 대구의 옛 이름인 ‘달구벌’과 광주의 우리말인 ‘빛고을’의 앞 글자를 따서 지었다. 2009년 의료 산업 협약을 시작으로 2013년 달빛 동맹 강화 협약을 맺으면서 해마다 꾸준히 교류를 넓혀가고 있다. 2014년부터 두 도시는 서로 광주 5·18 기념식과 대구 2·28 기념식에 공식적으로 참석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주와 대구를 비롯한 영호남 지방자치단체들이 함께 ‘달빛 내륙 철도’ 추진에도 나섰다. 광주와 대구를 고속철도로 연결해 한 시간 생활권으로 엮자는 것이다. 철도로 새 광역경제권이 형성돼 영호남의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재생 에너지 육성, 300억 원 규모의 ‘달빛 펀드’를 꾸려 영호남 벤처·창업 기업을 지원하는 등 달빛 동맹은 상징적인 교류에 그치지 않고, 사회 경제 여러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달 대구 콘서트하우스와 두류공원에서 열린 제59주년 2·28 민주 운동 국가 기념식에는 광주시에서 70명의 대규모 사절단을 파견하는 등 광주와 대구의 공조는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
달빛 동맹 강화를 위해 더욱 반가운 소식이 있다. 광주시에서는 대구의 2·28 민주 운동을 광주에서도 되새길 수 있도록 228 버스 운행을 준비 중이다. 이 버스는 2·28 민주 운동의 정신을 공유할 수 있도록 광주의 4·19 혁명과 5·18 사적지 등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역사적 장소들을 경유할 계획이다.
228 버스가 도입되면 2·28 민주 운동 정신을 콘텐츠화하고 스토리텔링하여 버스 내외부에 2·28 민주 운동 안내문을 부착할 예정이다. 대구에는 이미 2·28 기념 중앙공원 앞을 오가는 518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2·28과 4·19, 5·18의 역사적 의미와 숭고한 정신이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와 접목되면서 시민들이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공유할 수 있고, 나아가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겨 국민적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최근 자유한국당 세 의원들의 5·18 망언에 대해 광주시민들께 사과했던 권영진 대구시장의 열린 마음, 역사의식과 함께 양 도시의 518 버스, 228 버스가 운행됨으로써 양 도시의 민주화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된다. 이러한 연대가 왜곡된 역사를 바로 세우는 큰 힘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필자에게 두 도시의 공통점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망설이지 않고 ‘시대정신’이라고 답할 것이다. 광주와 대구는 경제적·물질적 풍요보다는 시대적 가치에 충실해 왔다. 불이익을 당하면서도 나라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광주와 대구를 비롯한 영호남 지방자치단체들이 함께 ‘달빛 내륙 철도’ 추진에도 나섰다. 광주와 대구를 고속철도로 연결해 한 시간 생활권으로 엮자는 것이다. 철도로 새 광역경제권이 형성돼 영호남의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재생 에너지 육성, 300억 원 규모의 ‘달빛 펀드’를 꾸려 영호남 벤처·창업 기업을 지원하는 등 달빛 동맹은 상징적인 교류에 그치지 않고, 사회 경제 여러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달 대구 콘서트하우스와 두류공원에서 열린 제59주년 2·28 민주 운동 국가 기념식에는 광주시에서 70명의 대규모 사절단을 파견하는 등 광주와 대구의 공조는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
달빛 동맹 강화를 위해 더욱 반가운 소식이 있다. 광주시에서는 대구의 2·28 민주 운동을 광주에서도 되새길 수 있도록 228 버스 운행을 준비 중이다. 이 버스는 2·28 민주 운동의 정신을 공유할 수 있도록 광주의 4·19 혁명과 5·18 사적지 등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역사적 장소들을 경유할 계획이다.
228 버스가 도입되면 2·28 민주 운동 정신을 콘텐츠화하고 스토리텔링하여 버스 내외부에 2·28 민주 운동 안내문을 부착할 예정이다. 대구에는 이미 2·28 기념 중앙공원 앞을 오가는 518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2·28과 4·19, 5·18의 역사적 의미와 숭고한 정신이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와 접목되면서 시민들이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공유할 수 있고, 나아가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겨 국민적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최근 자유한국당 세 의원들의 5·18 망언에 대해 광주시민들께 사과했던 권영진 대구시장의 열린 마음, 역사의식과 함께 양 도시의 518 버스, 228 버스가 운행됨으로써 양 도시의 민주화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된다. 이러한 연대가 왜곡된 역사를 바로 세우는 큰 힘이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