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크리스마스 전날 오후 2시 40분, 마라도에서 승객 195명과 승조원 4명 등 199명을 태우고 모슬포항으로 향하던 여객선 블루레이 1호(199t)가 가파도 근해에서 좌초됐다. 사고로 조타실에 물이 들어오는 등 선체 손상이 심각해 큰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발 빠른 대처로 단 한 사람의 희생도 없이 상황이 종료됐다. 신속하고 안전한 구조에는 도움을 요청하는 무전을 받고 즉각 사고 현장으로 달려간 ‘마라도 가는 여객선’ 양정환 선장의 공이 컸다. 소속 회사는 다르지만 인명 구조에만 집중했고, 해경의 안내에 따라 평소 훈련한대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양 선장에게 전화를 걸어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며 높게 평가하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전남 진도군 관매도 앞 맹골수로에서 좌초한 세월호. 선장과 선원 그리고 해양경찰의 대처 모습을 떠올린다. 인명을 최우선으로 평소 훈련한대로 신속하게 대응했으면 어떠했을까?

리더가 중요하다. 어떤 리더를 만나느냐가 이렇게 사람의 생사를 가른다. 조직의 리더는 조직의 생사를 결정한다. 리더가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조직의 운명이 달라진다.

조선대학교는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혁신안을 공유하고 시스템을 정비할 계획이다. 학내 안정 및 학문·행정단위 구조 개혁, 재정·시스템 혁신이 목표이다. 경쟁력이 낮은 학과는 과감히 통폐합하고 학문 단위를 특성화해 경쟁력을 갖도록 육성하며, 방만한 행정 조직을 줄이고 성과와 연계된 보상 시스템을 갖추려고 한다.

최근 대학의 사회적 책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조선대는 지역 사회 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광주시 동구청과 지역 상생 협력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동구는 과거 전남도청이 있었고 충장로 등 광주의 행정 및 상권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도청 이전, 신도심 개발, 인구의 지속적 감소 등으로 지역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조선대학교는 호남 지역 거점 종합대학으로서 소재지인 동구청의 지역 활성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사업의 추진 범위에는 ▲도시 재생 뉴딜사업 협업 ▲취업·창업 지원 등 일자리 관련 사업 ▲보행 녹지 및 산림 복지 조성사업 ▲문화 관광 프로그램 운영 및 인프라 조성 ▲e스포츠 상설 경기장 구축 등이 있으며, 세부적인 사업 내용은 양 기관의 협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대학을 움직이는 두 개의 수레바퀴는 ‘교육과 연구’이다. 대학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두 개의 수레바퀴가 잘 굴러가도록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좋은 연구가 선행된다면 교육의 질은 함께 올라갈 것이므로 교육 평가와 연구 평가가 동시에 되어야 한다. 조선대학교는 연구 역량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 향후 대학 평가 시 교육 역량 뿐 아니라 연구 역량 평가도 필수적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대학은 본질적으로 학문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혁신 선언 실천을 위해 구성원의 뼈를 깎는 고통 분담이 필수이다. 이를 통해서 지역 사회의 관심과 응원을 끌어내야 한다. 공청회(공개 토론회) 등을 통해 문제점을 공유하고 혁신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 지역의 여론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할 것이다. 이후 진행 과정을 지속적으로 공개하여 민립 대학에 걸맞은 지역민의 지지를 얻어내야 한다. 구성원들의 책임감이 필수이다. 이를 위해 대학 역량 진단 평가 결과 및 대학 상황에 대한 통합된 내부 합의가 필요하며, 집행부의 과감한 혁신 드라이브가 요구된다.

나무가 10만 그루나 있는 숲에도 똑같은 모양의 잎사귀는 한 쌍도 없다.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면 해결책이 보인다. 최근 갈등을 노출한 구성원 사이에 양보와 타협이 선행되어야 한다. 기득권과 무책임을 버려야 한다. 이번 위기가 전화위복의 기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임시 이사 체제의 어려움이 있지만, 대학 구성원의 화합과 단결로 역량을 집중한다면 지역민의 공감대를 얻고 우리의 소망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구성원은 물론 지역 사회, 그리고 시민과 소통하는 밝은 눈을 가진 리더가 더욱 절실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