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페가 ‘퍼펙트 해트트릭’으로 광주 FC의 홈개막전을 축제로 만들었다.

광주가 10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2라운드 홈 개막전에서 ‘난적’ 아산 무궁화를 4-0으로 제압했다.

앞선 서울이랜드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1골 1도움으로 2-0 승리를 이끌었던 펠리페가 머리와 오른발, 왼발로 3골을 몰아넣으며 주인공이 됐다.

‘연승’을 놓고 벌인 두 팀의 대결의 추는 일찍 광주로 기울었다. 지난 개막전에서 전남 드래곤즈를 3-0으로 꺾었던 아산이지만 물오른 펠리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펠리페의 득점포가 가동됐다. 이으뜸이 왼쪽에서 중앙으로 띄운 크로스가 뒤로 흘렀지만 박정수가 상대 수비수에게 공을 뺏어낸 뒤, 다시 크로스를 올렸다.

문전에 있던 펠리페가 뛰어올랐고 공은 골대를 맞고 튕겨나왔다. 하지만 펠리페는 다시 한번 머리로 공을 터치했다. 바운드 된 공은 그대로 아산 골대로 빨려 들어가면서 펠리페의 두 경기 연속골이 완성됐다.

10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광주FC와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 경기에서 EXID가 공연을 하고 있다. /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전반 29분에는 펠리페의 오른발이 가동됐다.

코너킥 상황에서 뒤로 흐른 공을 ‘루키’ 이희균이 오른발로 잡아 왼발로 밀어 펠리페에게 연결했다. 펠리페는 가볍게 오른발로 공의 방향을 바꾸면서 멀티골에 성공했다.

펠리페의 활약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부지런히 수비에도 가담했던 펠리페가 후반 4분 상대 퇴장을 유도했다. 펠리페의 적극적인 수비에 막힌 아산 주세종이 팔꿈치로 펠리페를 가격하면서 레드카드를 받았다.

앞선 서울이랜드전에서 후반 2분 만에 상대의 퇴장이라는 호재를 맞았던 광주는 다시 한번 수적 우위를 점했다. 추가골이 아쉬웠던 서울이랜드전과 달리 이번에는 광주가 공세 수위를 낮추지 않았다.

후반 10분 펠리페가 다시 한번 관중석을 함성으로 들끓게 했다. 신인 엄원상이 빠르게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여름에게 패스를 했다. 여름의 슈팅이 상대 수비수 맞고 튀었고, 아산 김준수가 뒤로 걷어낸 공이 펠리페 앞으로 향했다.

뒤늦게 아산 수비수진이 움직였지만, 펠리페는 침착하게 왼발로 슈팅을 날려 2019시즌 K리그 2 첫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지난 2017년 10월 15일 전남전 완델손에 이어 팀 역대 두 번째 해트트릭 주인공도 됐다.

또 머리에서 시작된 골 행진이 오른발, 왼발로 이어지면서 펠리페는 ‘퍼펙트 해트트릭’이라는 진기록도 만들었다.

광주의 골 축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후반 23분 여름의 오른발 패스를 받은 김진환이 머리로 골망을 흔들면서 ‘골 넣는 수비수’의 기억을 되살렸다.

4-0 무결점 승리의 마침표는 ‘수문장’ 이진형이 찍었다. 후반 32분 광주가 페널티킥을 허용하면서 실점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앞서 몇 차례 좋은 수비를 선보였던 이진형이 키커로 나선 고무열의 공을 쳐 내면서 기적 같은 무실점 경기를 만들었다.

펠리페는 “훈련을 하면서 공격수 입장에서 골을 넣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는데 훈련을 하면서 좋은 부담감이 됐다. 경기 전에 골을 넣을 것 같다는 생각했다. 골도 넣고 이기게 돼서 행복하다”며 “공격수니까 항상 골대 앞에서 침착해야 한다. 두 번째 골도 골을 넣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해트트릭의 소감을 언급했다.

이어 “한국에서의 첫 해트트릭이라서 더 기쁘다. 감독님이 장난식으로 왜 왼발만 쓰냐, 오른발로도 골을 넣으라고 하셔서 훈련했는데 운 좋게 머리, 오른발, 왼발로 골을 넣게 됐다”며 웃은 펠리페는 “나는 목표가 없다. 하는 경기마다 골을 넣겠다는 생각뿐이다. 매 경기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