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이란 위험에서 오는 사망이나 상해, 질병 혹은 재산상의 손실 등의 손해를 방지하거나 최소화하려는 상태이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화두로 특히 건축계는 이를 매우 엄격하게 다룰 수 밖에 없다. 각종 재난으로부터 우리 사회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관련 제도의 정비가 사회적 이슈로 제기되고, 안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2월 대학생들의 목숨을 앗아간 안타까운 마우나 리조트 붕괴와 같은 해 4월 온 국민을 놀라게 한 아산 신축 오피스텔 기울어짐 사고 등으로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부실 건축물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여론이 빗발쳤다. 이에 정부는 안전 강화 TF팀을 꾸려 대책을 마련했다. 해당 사고들이 설계·시공·감리상의 문제로 확인되자 국회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설계와 감리 분리 시행이 담긴 건축법 개정안을 발의해 2016년 8월 4일 시행을 확정하고 현재에 이르렀다.

우리 건축계는 지난 몇 십 년 동안 국민 생명과 재산의 보호,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해 법적인 테두리에서 건축물 설계·감리 분리 법안을 소망해 왔고,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안타까운 사고들이 발생된 후에야 대책이 마련됐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 셈이다.

이후에도 2017년 발생한 경북 포항 지진과 같은 해 12월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를 계기로 건축물의 설계부터 시공, 감리, 안전 점검에 문제가 부각됐다. 또한 서울 상도동 유치원 붕괴 등 크고 작은 건축물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를 비롯해 정치권과 관련 단체는 건축물 안전 대책을 쏟아냈다.

이런 상황에서 2018년 4월부터 지자체가 건축사와 구조기술사 등 전문 인력을 고용해 설계 도서와 구조 계산서, 사용 승인 점검 등 건축물의 안전과 관련된 기술적인 사항을 검토·지원하는 ‘지역 건축 안전센터’를 설립, 운영할 수 있도록 건축법이 개정·시행됐다. 건축계는 향후 지자체별 추진 방향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이를 주시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작년 하반기부터 지역 건축 안전센터를 신설해 소규모 민간 건축물의 안전 관리에 나섰고 14개 자치구는 올해 설립을 마칠 계획이다. 대구시에서는 대구건축사회와 협의하여 2016년 7월 ‘건축물 안전 및 성능 향상 자문제도’를 시행해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제도는 건축 계획과 구조 및 생활 안전, 에너지 성능, 방재, 범죄 예방 등 5개 분야 122개 항목에 대한 설계 도서의 합리성을 80여 명으로 구성된 건축 전문가들이 로테이션으로 선발돼 점검하고 자문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난달 12일 대한건축사협회 전국 17개 시·도 건축사회 회장들은 부산에서 회의를 열고 이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시키기로 의결하며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했다. 광주시의 경우 ‘지역 건축 안전센터’에 대한 예산을 배정하고, 설립을 위해 연내 건축 조례를 개정하여 건축사와 구조기술사 고용 등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광주시민들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추진 과정에 다양한 의견 수렴과 전문가들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신속하게 지역 건축 안전센터가 설립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