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6%, 이는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과정에서 ‘도시철도 건설’에 손을 들어준 비율이다. 시민 참여단 250명 중에서 243명이 표결에 참여하여 191명이 찬성한 결과이다. 이를 토대로 민선 7기에서는 도시철도 2호선 추진 정책의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게 되었다.

도시철도 2호선이 완공되면 광주의 도시 공간 구조는 어떻게 바뀌게 될까? 도시내에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이동시키는 교통 시설이 입지하면 새로운 물류의 흐름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도시 공간에 다양한 형식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례로 도시철도 환승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시 거점이 생기거나 역사(驛舍) 주변의 토지 이용이 고도화되는 등 광주의 도시 공간 구조는 새로운 양상으로 전환될 개연성이 높다.

이달 초 이용섭 광주시장은 시의회 임시회에서 2019년 광주시 10대 핵심 시책 중 하나로 ‘도시철도 2호선 상반기 착공’을 발표했다. 도시철도 2호선을 시민의 삶을 변화시킬 비중 있는 정책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이에 따라 올해를 도시철도 준공 이후를 준비하는 원년으로 정하고, 광주 도시 미래상을 도시철도와 연계·검토하는 출발 시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도시철도 순환선이라는 도시의 뼈대가 보완되는 2025년까지 다음과 같은 정책 어젠다에 대해 단계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우선은 도시철도 2호선이 광주시 도시 공간에 미치는 영향력을 면밀하게 분석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역사 인접 지역에 지역민의 이용도가 높은 다중 이용 시설을 집적시키고, 광장·공원 등 공공 오픈 스페이스를 역세권 내에 입지하는 논거를 찾아야 할 것이다. ‘압축 도시’의 실현을 위해 공공 재원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으로 저성장 인구 감소 시대, SOC 수요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연구 과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두 번째로 도시철도 2호선 준공 이후에 광주시의 교통 체계, 생활권 설정 등을 새롭게 정비하는 정책 어젠다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2호선 순환선이 광주 도시 성장의 임계선 역할을 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2호선 노선 내·외부의 도시 공간 이질화 가능성을 분석하고, 2호선 내부 도시 공간을 대상으로 충진형 도시 개발 방식을 유도해야 한다. 광주광역시 도시 정책의 근간이 되는 ‘2040 광주 도시 기본 계획’이 앞으로 수립될 예정이다. 이를 반영하기 위해 도시철도 2호선 관련 분석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세 번째로 도시철도 2호선에 찬성하지 않은 21.4% 지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지하철 운영 비용 확대, 미래 교통수단과의 연계 부족, BRT·트램 등 대중교통 선호, 대중교통 사각지대 해소 미흡 등이 반대의 이유로 논의되었다. 이중에서 지하철이 운행되지 않은 지역에 대해 어떻게 공공 교통 체계를 효율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지가 반대 의견을 상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도시철도 운행 노선을 중심으로 하는 간선버스와 지선버스, 마을버스 연계 체계를 구축하고, 버스 사각지대에 대한 수요 응답형 버스 도입을 통해 도시철도와 대중버스의 유기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정책을 상시적으로 협의하고 논의할 수 있는 시장 직속의 협의체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도시철도 2호선과 연관된 도시 공간 정책을 설정하고 도시 계획의 틀을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 시의 유관 기관 및 지역 거버넌스 영역의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단계적으로 방향 설정을 해 나가는 것이 향후 시행착오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2025년까지 남은 6년여 동안 도시철도 2호선과 광주 도시 공간 정책 어젠다를 발굴하고 관련 연구와 논리 개발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는데 있어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연구 과정은 단기간에 끝내기 보다는 사회적 여건과 시간의 흐름을 읽어가면서 체계적인 연속성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오랜 진통 끝에 시작하는 만큼, 단순한 교통수단을 확장하는 것에 국한하지 말고 광주의 도시 공간 정책을 같이 고민하면서 진행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