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업에서 또 다른 가치를 찾는다
2019년 02월 12일(화) 00:00 가가
최 근 석
농업회사법인 좋은사람㈜ 대표
농업회사법인 좋은사람㈜ 대표
돼지 머리·내장과 족발은 흔히 부산물이라 불린다. 우리가 즐겨먹는 삼겹살·갈비·목살 등 정육에 부차적으로 생산된 산물이란 뜻이다. 그래서인지 머리·내장은 딱히 정해진 원가가 없다. 소비가 있으면 판매가 되지만, 없으면 거의 버려지다시피 하는 것이다.
이 부산물들 좀 더 값어치를 높일 수는 없을까? 맛있고 든든한 한 끼로, 혹은 고달픈 한 잔의 친구로 만들면 어떨까? 필자는 돼지 머리·내장을 더 이상 부산물이 아닌 소중한 농부의 땀으로 여겨 제대로 된 가치를 찾아주고 싶었다. 이것이 양돈 농가와 국민에게 도움을 주는 가치있는 일이라 확신했다.
그래서 뛰어든 것이 머리·내장을 이용한 식육 가공업이다.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 부모님의 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농군의 아들로서 안타까웠다. 당신들이 평생 땀 흘려 일궈온 가치들을 보잘 것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누군가는 그 가치를 값진 것으로 탈바꿈시켜주는 일을 해야 한다. 높은 생산비가 드는 우리나라 농업 구조상 수입 농산물과 경쟁하기 쉽지 않다. 밀려오는 수입 농산물은 우리 농산물이 비싸진다고 해서 농부에게 좋지만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소비자도 농산물 가격이 오르는 상황은 반기지 않는다.
그래서 주산물 외에 부산물의 부가가치화는 우리 농업이 연명하기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다. 농업 자체가 경쟁력 있는 산업이 되고 소비자가 우리 농산물을 원하게 만들 수 있는 길이다.
2017년 기준 농업 생산액 1위 품목은 양돈업이다. 110㎏ 돼지 한 마리에 78%인 85㎏을 농가에 정산하는 금액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이게 연간 7조 원에 이른다. 그렇다면 남은 25㎏은 어디로 갔을까? 추산컨대 이 가운데 12㎏ 가량은 식용이 가능하다. 실제 우리가 흔히 먹는 돼지국밥·편육·곱창 등이 이 부위를 활용한 식품이다. 결국 소비가 되면 주산물이고 안 되면 부산물이니, 소비가 되도록 가공하면 되는 것이다.
필자는 지난 2016년 11월부터 식육 가공업과 식육 포장 처리업에 뛰어들어 돼지 머리·내장이 더 이상 부산물이 아닌 주산물이 되도록 하는 일에 전념해왔다. 결과부터 말하면 2017년 한 해 동안 상근 종사자 27명을 채용해 5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돼지 부산물을 가공해 막창·오소리 감투·돼지 머리 등으로 판매하고, 양념 소스와 즉석 식품 관련 식제품을 연구 개발하며, 직접 유통까지 한 결과다. 이로 인해 전남도로부터 2018년 고용 우수 기업 인증을 받았다.
성공 비결은 최대 생산지인 전남을 부산물의 최대 소비지로 만든 것이었다. 원래 전남은 돼지고기 생산이 많은 곳이어서 가격을 주도하는 지역이다. 하지만 가공·유통 체계는 육류 소비가 많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과 부산 권역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정작 생산지에서 가까운 전남에서는 가공·유통 구조가 비효율적이다. 전남에선 부산물이 부산물로서만 치부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생산지인 전남이 오히려 가치의 하락을 주도하는 셈이다.
그래서 필자는 기존 외부 유통 업체에만 의지해오던 유통 방법을 바꿨다. 가공업에 유통망을 연계해 생산지에서 직접 가공해 산지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구조로 만든 것이다. 그 결과 매일 15t을 가공해 판매하는데 절반이 광주·전남에서 유통된다. 유통 단계 효율이 좋아져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좀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결과를 얻어낸 셈이다.
다음 목표는 버려지다시피 하는 부산물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기존에 소비되지 않던 부위를 가공해 좀 더 다양한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요즘 세태를 보면 젊은 친구들 대부분이 높은 연봉에, 편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친구들에게 당당히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한 회사의 대표로서, 그리고 농부의 아들로서 농업의 부산물을 더 이상 부산물로만 그치지 않고 그 가치를 높여주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부족한 필자를 도와 함께 기업 성장을 이끌어온 회사 가족들과 판매처에게도 감사한 마음이다.
모두가 농부의 땀에 대한 가치를 높이고 소비자에게 맛있고 품질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농업에서 또 다른 가치를 찾아주는 사람들이다.
이 부산물들 좀 더 값어치를 높일 수는 없을까? 맛있고 든든한 한 끼로, 혹은 고달픈 한 잔의 친구로 만들면 어떨까? 필자는 돼지 머리·내장을 더 이상 부산물이 아닌 소중한 농부의 땀으로 여겨 제대로 된 가치를 찾아주고 싶었다. 이것이 양돈 농가와 국민에게 도움을 주는 가치있는 일이라 확신했다.
2017년 기준 농업 생산액 1위 품목은 양돈업이다. 110㎏ 돼지 한 마리에 78%인 85㎏을 농가에 정산하는 금액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이게 연간 7조 원에 이른다. 그렇다면 남은 25㎏은 어디로 갔을까? 추산컨대 이 가운데 12㎏ 가량은 식용이 가능하다. 실제 우리가 흔히 먹는 돼지국밥·편육·곱창 등이 이 부위를 활용한 식품이다. 결국 소비가 되면 주산물이고 안 되면 부산물이니, 소비가 되도록 가공하면 되는 것이다.
성공 비결은 최대 생산지인 전남을 부산물의 최대 소비지로 만든 것이었다. 원래 전남은 돼지고기 생산이 많은 곳이어서 가격을 주도하는 지역이다. 하지만 가공·유통 체계는 육류 소비가 많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과 부산 권역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정작 생산지에서 가까운 전남에서는 가공·유통 구조가 비효율적이다. 전남에선 부산물이 부산물로서만 치부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생산지인 전남이 오히려 가치의 하락을 주도하는 셈이다.
그래서 필자는 기존 외부 유통 업체에만 의지해오던 유통 방법을 바꿨다. 가공업에 유통망을 연계해 생산지에서 직접 가공해 산지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구조로 만든 것이다. 그 결과 매일 15t을 가공해 판매하는데 절반이 광주·전남에서 유통된다. 유통 단계 효율이 좋아져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좀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결과를 얻어낸 셈이다.
다음 목표는 버려지다시피 하는 부산물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기존에 소비되지 않던 부위를 가공해 좀 더 다양한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요즘 세태를 보면 젊은 친구들 대부분이 높은 연봉에, 편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친구들에게 당당히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한 회사의 대표로서, 그리고 농부의 아들로서 농업의 부산물을 더 이상 부산물로만 그치지 않고 그 가치를 높여주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부족한 필자를 도와 함께 기업 성장을 이끌어온 회사 가족들과 판매처에게도 감사한 마음이다.
모두가 농부의 땀에 대한 가치를 높이고 소비자에게 맛있고 품질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농업에서 또 다른 가치를 찾아주는 사람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