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공대의 입지 선정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에서 지역민들의 입지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이 뜨거워지고 있다. 한전공대가 갖고 있는 의미와 파급효과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후보지에 대한 뜨거운 관심에 비해 후보지 선정의 방향을 죄우하는 한전공대 설립의 취지나 목적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뒷전이라는 생각은 나만의 우려일까?

참여정부 당시 광주·전남이 함께 만들어 낸 공동 혁신도시가 광주·전남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냈듯이, 제대로 된 한전공대와 입지 선정만이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한전공대는 국내에 이미 존재하는 여러 대학들과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에너지 신기술 연구와 인재 양성을 통해 글로벌 에너지 신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특화 대학이라는 점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캠프의 전남본부장으로서 한전공대 설립을 처음 제안했을 때만해도 ‘기존 전남대 공대나 광주과기원에 에너지학과를 신설해 집중 육성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는 반론이 대다수였다. 그럼에도 ‘한전공대 설립’ 공약이 채택될 수 있었던 것은 에너지 밸리의 성공과 글로벌 에너지 신산업의 선점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계적 수준의 에너지 대학이 필요하다는 점이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한전공대는 한전과 연관 기업, 그리고 연구소 등이 어우러진 산학연 클러스터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참여정부에서 시작된 혁신도시 정책은 처음부터 한전 등 공공기관과 연관된 기업, 그리고 연구소와 대학이 집적된 소위 산학연 클러스터 도시를 밑그림으로 하고 있었다. 미국의 실리콘 밸리가 세계적인 IT산업의 메카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세계적 수준의 IT기술과 인재를 양성하는 스탠퍼드 대학이 있었던 것처럼, 한전공대는 한전과 함께 에너지 산업의 생태계를 만들고 에너지 밸리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산학연 클러스터의 중심 역할을 다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전공대는 광주·전남 최적의 상생 모델인 공동 혁신도시의 성공을 뒷받침 할 수 있어야 한다. 광주·전남이 최대 공기업인 한전을 유치하고, 빛가람 혁신도시가 성공 가능성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은 공동 혁신도시라는 상생 모델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 상생 모델의 성과가 혁신도시에 머무르지 않고 소위 ‘효천 드림’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광주 남부권 발전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만약 광주와 전남이 자기 지역에 공공기관 몇 개를 유치하는데 급급해 각각의 지역에 혁신도시를 건설했다면 현재와 같은 혁신도시의 성공은 물론이고 광주 남부권의 동반 성장이나 에너지 밸리의 성공도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전공대 설립이 단순히 광주·전남 어느 지역에 또 하나의 대학을 유치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한전과 기업이 어우러진 명실상부한 산학연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동시에 공동 혁신도시라는 상생 모델을 완성할 수 있을 때 우리 지역이 세계적 에너지 산업의 주인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한전공대의 설립이 혁신도시 시즌 2의 출발점이 되고, 동시에 산학연 클러스터의 플랫폼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함께 사는 길이 이기는 길이다. 한전공대의 설립 목적만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