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에 (가칭)‘광주문학관’ 건립이 가시화되었다. 광주광역시는 지난 14일 ‘광주 문학관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최종 보고회를 열고 이른 시일 내에 문학관을 건립하겠다는 실행 의지를 보여 주었다. 광주문인협회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쌍수를 들어 환영할 만한 일이다.

현재 우리나라 17개 광역 시·도 중 문학관이 없는 곳은 신생 도시인 ‘세종시’를 제외하면 ‘광주’가 유일하다. 아시아문화의 중심을 지향하는 광주에 아직도 ‘문학관’이 없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언론에서는 그 이유를 지역 문학 단체들끼리의 갈등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면이 있다.

일찍이 광주광역시에서 추진위원회를 꾸려 문학관 건립을 추진하였지만, 2013년 당시 추진위원회가 부지 선정의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는 등 잡음이 일면서 결국 건립이 무산되고 말았다. 이는 문학 단체들끼리의 갈등이 아니라 당시 추진위원회가 상식을 벗어난 일탈 행위를 했기 때문이었다. 이 불행한 사건은 그 이후 광주시의 문학관 건립 의지를 무력화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불씨가 꺼져 버린 광주문학관 건립은 2017년 광주의 대표적인 문인 단체인 ‘광주문인협회’와 ‘광주전남작가회의’가 주축이 되어 언론계와 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광주문학관 건립 추진위원회’를 결성하면서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추진위원회는 곧바로 지역 문인들과 시민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문학관 추진 청원 서명 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1만여 명이 넘는 문인과 시민이 서명한 청원서를 광주시, 광주시의회, 지역 국회의원에게 전달하여 추진 동력을 되살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광주문학관 건립추진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이 지난 4월 시의회에서 제정되었다. 이 조례는 문학관 건립위원회의 설치와 운영 등에 관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을 명시해 신속한 건립 사업 추진을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노력들의 결과로 표출된 용역 최종 보고회는 그동안 검토된 14곳의 후보지 중 광주 북구 각화동 ‘시화 문화마을’을 1순위로 선정하였으며, 마륵공원(2순위), 상무소각장(3순위), 지원배수지(4순위) 등 네 곳에 대하여는 광주시에서 이후 접근성, 연계성, 상징성, 문화적 환경과의 적합성, 비용 등을 따져 보고 관련 단체, 문인, 해당 주민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후보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 광주문학관은 내년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가 2022년 완공할 예정이다.

그동안 문화도시 광주 시민들과 광주의 문학인들이 타는 목마름으로 염원해 왔던 광주문학관은 이제 그 실현을 목전에 두고 있다. 앞으로 남은 문제는 전문가 그룹들을 중심으로 지혜를 짜내고 다양한 여론을 수렴하여 아시아문화중심도시에 걸맞은 광주만의 특성을 갖춘 문학관을 탄생시키는 데 진력해야 한다. 물론 광주문학관에 어떤 바람직한 콘텐츠를 담아낼 것인가도 고민해야 한다. 광주문학관은 아시아적 가치, 광주의 역사, ‘광주 정신’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질 때에 더욱 빛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