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발전은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왕정 국가나 전제 군주 시대에는 도시 조성을 위해 막대한 지원과 노동력의 투입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계층이 중심이었지만, 일반적으로 도시의 변화와 혁신 과정은 도시내 다양한 이해 관계자, 구성원들의 노력과 경쟁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도시에서의 경쟁과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시민들이 관용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고, 창의적인 시민 계층들이 연대하여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러한 사례는 유럽에서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는 스마트 리빙랩 정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스마트 리빙랩은 도시를 하나의 실험실로 인식하고 현대 도시의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하고 분석함으로써 실제 정책 추진 시 예상되는 문제점 등을 사전에 검토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기반한 스마트 기기와 인프라를 활용하여 도시 정책의 의견 수렴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그리고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참여와 융·복합을 유도하는 ‘스마트화’가 강조되고 있다.

암스테르담, 코펜하겐, 칼라사타마 등 서구 유럽 도시들은 스마트 도시화를 새로운 혁신 전략으로 제안하고 있다. 이 도시들은 도시 인프라, 행정, 에너지, 교통 등 특정 분야의 스마트 도시화 보다는 도시 대부분의 영역에서 스마트화를 발전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스마트 도시화는 시민들과 도시 인프라가 첨단화된 도시 운영체계에 어느 정도 적응할 수 있는지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스마트 도시화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기 이전 단계에서부터 스마트 리빙랩을 통해 도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향후 스마트 도시 조성의 성공은 ‘시민의,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정책들이 스마트 리빙랩을 통해 선행되었을 때 그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 시민들의 의견 수렴 및 수요에 대응하는 사업, 이해 관계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사업들이 혁신 플랫폼 체계를 통해 구축되어야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스마트 리빙랩 활성화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 지역의 스마트 리빙랩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내용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 첫째, 광주·전남 지역 특성에 기반하는 시범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광주는 대도시의 특성을 고려하여 대중교통 이용률 제고, 대기 환경 개선, 공유 주차장 도입 등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전남은 인구 고령화와 1차산업 고도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범 사업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둘째, 스마트 리빙랩 추진 단계별로 공공이 주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스마트 리빙랩 추진 단계는 현황 분석 및 의견 수렴 단계, 서비스 솔루션 및 시스템 설계 단계, 사업 추진 단계 등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1단계에서는 공공 영역에서 지역의 현황 분석과 시민 의견의 수렴 작업을 시행하고, 2단계에서는 주요 핵심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시스템과 아키텍처 개발을 지원하는 마중물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3단계에서는 사업 추진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전담 부서 설치, 지원 조례 제정을 통한 행재정적 기반 마련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민간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스마트 리빙랩을 통해 비즈니스 생태계를 육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마트 도시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전략이나 방안에 대해서는 좀 더 검토해야할 부분이 많다. 스마트 리빙랩을 통해 스마트 도시의 적응을 미리 해보는 것, 스마트 리빙랩의 플랫폼으로 도시를 활용하는 것이 광주·전남을 스마트 도시화하고, 혁신을 추진하는 지역으로 발전해 나가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