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문화동 시화문화마을은 우리의 꿈입니다. 2004년 당시 북구에서는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를 전국 최초로 추진하고 마을별로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마을 발전을 시작하던 때입니다. 지금은 시화문화마을로 명성을 얻은 문화동에서 시화마을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마을 미래를 위해 무슨 사업을 할 것인가 고민하던 시절, 필자도 그 자리에 동참하는 영예를 얻었습니다.

처음 시화문화마을에 가서 벽화를 붙이는 마을 주민들과 일이 끝난 후 마신 막걸리 한 사발. 이것은 잊혀진 옛날의 정이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의 빛나는 눈동자를 처음 마주했을 때, 마을 어르신들과 마을 예술가, 어린 학생들을 처음 만났을 때 내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민들은 내 집 앞에 시화를 그린 정감어린 문패를 내걸고 집집마다 화분을 내놓아 삭막한 골목길을 웃음과 정이 넘치는 거리로 만들었습니다. 마을의 예술가는 혼신을 담은 조각 작품을 거리마다 내놓아 예술 마을을 만들었습니다. 학생들은 시화마을을 주제로 시를 쓰고 그림을 그렸으며, 마을 어른들은 어린 학생들의 작품을 도자기로 굽고 붙여 시화의 거리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시화문화마을의 소문이 돌자 전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시화문화마을을 찾아 매년 1만여 명이 방문하는 명소가 되었으며, 마을 만들기의 선두 주자로 알려진 일본에서조차 NHK방송을 통해 시화문화마을을 소개할 정도였습니다.

광주 최초로 만들어진 주공아파트에는 높다란 방음벽이 설치되어 마을 경관을 해치고 쓰레기로 뒤덮여 있었는데 수차례 주공아파트 주민들과 협의하여 담장을 없애고 화단을 조성하고 책장을 표지로 한 이정표도 세웠습니다. 지금의 천·지·인(天·地·人) 문화 소통길을 만들기 위한 첫 단추가 끼워진 것입니다.

천지인 소통길은 문화동에서 시작하여 용봉동 비엔날레까지의 산책길이며 수많은 주민들이 맥문동 숲길을 걸으며 휴식도 취하고 심신을 달래는 명품 산책길입니다. 중간 중간마다 시화판이 설치되어 있고 운동 기구가 있어 동네 주민들의 사랑받는 명소입니다.

그리고 마을 주민들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마을의 변화를 기록하여 자랑거리로 만들기 위해 시화문화관을 건립하였습니다. 시장님과 구청장님을 조르고 졸라 지금의 시화문화마을관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마을 주민들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긍심으로 똘똘 뭉쳐 전국에서 손꼽히는 명소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것은 마을 주민들 스스로의 힘으로 마을의 변화는 물론 전국에서 손꼽히는 명소로 일궈 낸 쾌거입니다.

시(詩)는 마음이며 글이고, 화(畵)는 얼굴이고 그림입니다. 시화는 문학의 꽃이며 라인강의 옆에서 자란 괴테처럼 대문호의 출발입니다.

시화문화관이 만들어지면서 시화를 벤치마킹하여 만든 수많은 전국의 명소가 들어섰습니다.

통영의 동피랑 마을은 시화문화마을을 방문한 후 지금의 동피랑 마을을 조성할 수 있었고, 부산의 감천마을도 시화문화마을에서 비롯하여 지금의 관광명소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지금 광주시에서는 문학관 건립 계획을 준비 중에 있으며 5개 구청은 서로 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발 벗고 뛰고 있습니다. 시화문화마을에 광주문학관이 온다면 시와 그림이 있고 문인(文人)이 있는 문학의 완성판이 될 것입니다.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금봉미술관과 동네 골목미술관, 고사리 학생들의 자작시와 유명한 대문호의 시 그리고 마을 주민들의 정감 있는 문패와 어울릴 수 있는 최상의 아이템입니다.

특히, 광주 정신의 산물인 5·18 문학 등과 연계된 옛날 광주교도소 부지의 민주 인권 기념 파크와 솔로몬 로(Law) 파크, 환벽당·취가정 등의 가사문학권과 연계한다면 광주 관광의 핵심이 될 것입니다. 광주문학관이 시화문화마을 문화관에 들어오길 간절히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