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에 건강 휴양촌인 정남진 장흥에서 ‘통합 의학 박람회’가 개최되었다. 장흥군 인구의 4배가 넘는 사람들이 박람회를 찾았다. 이처럼 많은 관심을 끄는 건강은 삶에 있어서 우선 순위에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 조선시대 임금들은 어의(御醫)까지 두었지만 평균 수명이 47세 정도였다고 하는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누구나 ‘100세 시대’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아직은 남성 평균 수명은 80세를 넘기지 못하고 여성은 85세 정도로, 남녀 평균 수명은 83세 정도를 통계로 잡고 있다.

최근 언론 발표에 의하면 지금 태어난 아이들은 의학과 첨단 기술의 발달로 기대 수명이 142세까지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니 실로 엄청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말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를 보면 노령 인구 비율이 14.3%로, 이미 우리 사회는 고령 사회로 접어들었고 2060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41%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웃 일본이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로 가는 시간이 24년인 반면, 우리는 고작 17년으로 학자들은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초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협에서는 매년 지역 사회 공헌 차원에서 서울대병원 및 조선대병원 등과 협약하여 의료 혜택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농촌 지역에 순회 무료 진료 봉사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나 수요에 비하여 아직은 턱없이 지원이 적은 상황이다.

올해는 고려 현종(1018년) 때 전주와 나주를 합쳐 명명한 전라도 천년이 되는 해다. 전남·광주·전북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한 여러 행사들을 이어 가고 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은 충분히 자랑할 만하다. 그러나 많은 세월이 흘렸음에도 우리 남도는 거기에 걸맞은 복지와 건강에 대한 혜택을 받고 있는지 한 번쯤 반추를 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방 분권에 대해 대구광역시가 ‘지방이 튼튼해야 나라가 부강한다’고 홍보하는 문구를 들었는데 전적으로 동감한다.

최근 국민 보건 의료 실태 통계에 의하면 전남 지역의 수술 입원 환자 절반 가량이 타 시·도 병원으로 유출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남 도내 시·군별 의료 서비스 격차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의사 인력과 병상 수를 분석한 결과 부족한 의사수가 가장 많았으며 암 발생률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진료비 역시 대도시의 2배 이상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으니 의료 복지의 많은 분야에서 부정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료 이용 지도 구축 연구 결과에 의하면 종합 병원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의 사망률이 2배나 차이가 나 아무리 중·소 병원(100~200병상)이 많아도 종합 병원(300병상 이상)이 근처 있어야 사망률이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동안 전북 남원 어느 대학의 의과 대학이 폐쇄 조치에 따라 그 대학에 있던 의과 대학을 유치하겠다고 상당히 많은 노력을 경주하는 듯하였으나 지금은 조용하다. 대신 남원시에 4년제 국립 공공 보건 의료 대학원을 2022년까지 개교하겠다고 한다.

우리 전남에는 전남대학교 화순병원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대학의 종합 병원이 전무한 상황이다.

국립 대학교 종합 병원의 설립 인가와 의과 대학 정원에 대한 사전 정보는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매번 총선과 대선 때 공약(公約)이었던 대학의 종합 병원을 여수·순천·광양의 동부권인 국립 순천대학교와 목포를 중심으로 한 서부 경제권에 국립 목포대학교의 2개 권역이 각자 운영의 묘를 통해서 의과 대학과 종합 병원을 하루 속히 설립했으면 한다. 그리하여 우리 남도민에게 보다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 부문에 투자된 기회 비용이 절약되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