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대학의 개혁을 위해서는 교육 예산의 확대, 공영형 사립대의 제도화, 교육부의 합의제 기구 변경 등이 필요하다. 지방 대학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변화의 시기에 지역이 나아갈 방향과 비전을 설정하고 인재를 육성하며 지식 창출을 하는 등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므로 지방 대학에 대한 평가는 고등 교육기관으로서의 공공성 제고, 지역 균형 발전, 지역 산업과 경제 발전 등 지역 사회의 역할과 책임, 경제 활성화의 주체임을 감안해 진행되어야 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주관한 대학 기본역량 진단 평가의 불합리와 이에 따른 지방 대학의 피해, 나아가서는 지역 균형 발전의 저해를 고려하여 대학 평가 기준을 보완해 줄 것을 요구한다.

물론 대학들이 스스로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은 평가 기준에 맞춰 집중을 할 수 밖에 없다. 교수라면 승진 기준에 맞춰 준비를 할 것이며, 대학 평가 기준이 교육에만 한정되어 있다면 교육에 대한 평가만 집중할 수 밖에 없음이 자명한 일이다.

하지만 현 시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이다. 4차 산업혁명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인 것이다. 대학이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전문적이고 창의 융합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것과 동시에 유망 기술을 선도할 혁신적인 역량을 요구한다. 2018년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주관한 2주기 대학 기본역량 진단은 대학의 공공성과 자율성을 확대하고 대학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대학 발전 계획 및 성과, 교육 여건 및 대학 운영의 건전성, 수업 및 교육 과정 운영, 학생 지원, 교육 성과 등의 정량·정성 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였다.

그러나 대학의 본연의 목적은 학문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대학 평가에 연구가 없다면 연구는 현저히 줄어들게 되고 세계적인 대학과의 연구 경쟁력이 떨어질 것임이 틀림없다. 2018년 영국의 글로벌 대학 평가 기관인 THE(Times Higher Education·타임스 고등 교육)는 가장 공정하게 대학 평가를 수행하는 것으로 그 권위를 인정받았으며, 지표를 살펴보면 교육 여건 30%, 연구 실적 30%, 논문 피인용도 30%, 국제화 7.5%, 산학 협력 수입 2.5% 등 5개 분야, 13개 지표를 사용하고 있다. 영국의 교육컨설팅기관 QS(Quacquarelli Symonds)의 2018 대학 평가 지표를 살펴보면 학계 평가 40%, 논문당 피인용 수 20%, 교수당 학생 수 20%, 졸업생 평판도 10%, 외국인 교수 비율 5%, 외국인 학생 비율 5% 등 6개 지표로 이뤄졌다. 이처럼 교육 여건과 연구 실적이 평가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학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교육과 연구’라는 두 개의 수레바퀴가 잘 굴러가도록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좋은 연구가 선행된다면 교육의 질은 함께 올라갈 것이므로 교육 평가와 연구 평가가 함께 시행되었으면 한다.

현 평가 지표는 연구 부분에 대한 평가가 전혀 반영이 되지 않는 상태이니 지금이라도 평가 지표가 보완되어 지표 항목의 50% 정도는 연구가 포함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학생 중심의 대학 기본 역량 진단의 평가 지표에 연구력을 포함한 대학 경쟁력 강화가 연계되어야만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적 역량을 지닌 경쟁력이 있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하는 대학이 제대로 평가받고 지원받는 시스템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