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무더위를 위로하는 귀뚜라미의 반가운 노랫소리가 가을 문안합니다. 길고 긴 더위에 지쳐 있는 몸과 마음 흔들어 깨워 높아지는 맑은 가을 하늘을 닮은 시민 여러분께 안부 전합니다.

지금 우리 광주에서 가장 궁금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바로 지난 16년간 해결하지 못한 광주 도시철도 2호선입니다. 이에 대해 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한겨울과 여름에 천막을 치고 시민들에게 홍보를 했으며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이 그것입니다.

이 모임에서는 광주 도시철도 2호선 사업에 대해 총 사업비가 2조 579억 원에서 3조 원으로, 공사 기간은 10년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비와 시비, 지방채 발행 등으로 사업비를 조달하겠지만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물론 지하철 2호선이 건설되면 어느 정도 편리한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2호선은 돈 먹는 하마라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1호선의 작년 운영 적자는 453억 원입니다. 거기에 2호선까지 개통하면 연간 약 800억 원으로 늘어납니다.

현재 전국 243개 지차체중 광주 북구의 재정 자주도가 최하위이며 남구는 139위, 동구도 하위 20위권입니다. 광주시 재정 자립도(31.47%)가 광역시 중 최하위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요? 광주시 예산은 한정돼 있는데 한 쪽에 치우치면 다른 부분은 감소할 것은 상식입니다. 저소득층 지원, 청년 일자리 정책, 교육, 복지, 문화 등이 그것입니다.

빚을 내서 지하철 2호선을 만들게 되면 광주는 빛고을이 아닌 ‘빚고을’이 될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도시철도 공사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합니다. 국가가 사업비의 60%를 부담하고 연간 1000억 원 분산 투자와 교육, 복지, 일자리 분야에서 전국 최고 수준으로 투자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광주·전남 인구의 감소의 진실입니다. 매년 수천 명씩 인구는 줄고 있습니다. 현재 146만 명에서 2호선 공사기간 중 130만 명 대에 진입할 것입니다. 떠나는 인구의 절반 이상은 광주의 미래 청년들입니다. 이처럼 인구가 줄어들면 출퇴근 시간 교통 체증도 자연 감소되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것입니다. 하지만 도시공사는 신규 택지 지구 개발 등 도시화로 광주가 2.5배 확장되므로 버스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합니다.

지하철 2호선에 대한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 시민 여러분은 궁금하시지요. 그래서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위원회를 통해서 하겠다는 것입니다. 공론화는 능동적 시민 참여와 학습, 숙의입니다. 시민 참여형 의사 결정 방법입니다. 시민 참여형 숙의 조사는 시민들이 충분한 학습과 토론, 성찰을 통해 자신의 판단, 선호, 관점이 성숙하여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것입니다. 열린 사회를 위한 소통이 되어야 합니다. 제대로 된 숙의 조사가 필요한 것입니다.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위원회는 숙의형 공론화와 건설 찬반을 묻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공론화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용섭 시장은 기자 회견을 통해 지하철 2호선 추진 방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광주시는 공론화에 대한 개입을 중단하고 위원회 운영 원칙을 준수해야 합니다.

찬 바람이 불기 전이라는 시한에 맞추어서 조급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11월 10일까지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공론화 과정을 통해 숙의 민주주의와 민관 협치 모델이 되어야 광주 정신을 살리는 것입니다. 심사숙고한 여론이 되어야 합니다. 느리더라도 바로 된 공론화가 답입니다. 침묵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하면 공사는 진행됩니다. 침묵은 또 다른 동의가 되는 것입니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에 시민 여러분의 건강을 기도하면서 미래의 광주를 위해 깨어 있는 시민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