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날이 장날’이면 마음부터 풍요롭다. 아직도 어매(어머니의 전라도 방언)의 훈훈한 인심과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도심 속 고향 같은 곳,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은 장날이면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들로 넘쳐난다.

가격 흥정, 덤으로 받는 물품 몇 개에 미소가 오가는 시골 장터의 미덕을 고스란히 간직한 50년 역사의 말바우시장.

1960년대 말 인근 농민들의 직거래 장터로 자연스럽게 형성돼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번창했다. 매월 2, 4, 7, 9일 열두 번의 시골장 형태로 장이 서는 날이면 하루 이용인원이 3만 명을 넘어서는 광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시장 내 511개의 점포와 담양, 곡성, 장성, 화순, 순창 등 주변 시골에서 농민들이 직접 경작한 생산품으로 장을 벌이노라면 ‘다른 시장엔 없어도 말바우시장에 오면 다 있다’는 말을 실감할 정도다.

말바우시장이라는 이름의 유래 역시 정겹다. 김덕령 장군의 말이 바위에 발굽을 힘차게 내디뎠는데, 말발굽 모양으로 발자국이 찍혀서 그 바위를 ‘말바우’라 불렀고, 그 주변에 시장이 형성되면서 이름이 생겨났다는 설화가 있다.

또 다른 이야기는 옛날 장터에 말처럼 큰 바위가 있었는데, 아이들이 그 위에 걸터앉아 말 타는 시늉을 하며 놀았다고 해서 ‘말바우’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도시화 과정을 거치면서 그 바위는 지금 남아 있지 않다.

생계의 현장이자 삶의 터전인 말바우시장은 필자가 북구 부구청장 재임 시절인 2005년 5월 고객 중심의 시설 현대화로 또 다른 전기를 맞이한다.

무등록 시장이었던 말바우시장이 재래시장으로 공식 인정되면서, 주민 편의 인프라 지원을 통한 ‘민생 경제 활성화’의 모델이 된 것이다.

북구는 국회의원 및 지역사회의 지속적 관심으로 확보한 국비와 시비, 구비 등 180여 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제1·2 주차장, 아케이드, 고객 쉼터, 만남의 광장 등을 조성했다. 올해엔 180억 원 규모의 주차 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북구 공직자들과 함께 중앙 부처 방문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말바우시장의 변화를 위한 여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 공모 사업에서 문화관광형시장 육성 사업에 선정돼 ‘대한민국 대표 감성시장! 어매의 정(情)’을 콘셉트로 오는 2019년까지 사업비 17억 원이 투입된다.

이 사업으로 새로운 먹거리와 볼거리는 물론 즐길거리를 발굴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밑거름이 되는 전통과 문화가 어우러진 명품 시장으로 자리잡게 된다.

북구와 말바우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 사업단은 이번 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10월 2, 4, 7일 3일에 걸쳐 ‘2018 말바우 GOGO 축제 가을페스티벌’을 시장 일원에서 연다.

10월 2일과 4일 양일간 2만 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고객 감사 이벤트를 통해 온누리 상품권과 즉석 경품을 제공한다. 또 축제 마지막 날인 10월 7일에는 시장 상인들이 기부한 상품을 고객들에게 반값 이하의 가격으로 판매하는 ‘반값 경매’ 행사도 예정되어 있다.

이번 행사로 발생한 수익금은 관내 사회 단체에 기부할 계획으로 고객들의 장보기를 통한 ‘일상 속 기부’라는 아름다운 실천 또한 의미가 있겠다.

가족, 연인과 추억 만들기에 더없이 좋은 완연한 가을, 전통·현대·문화가 공존하는 곳, ‘말바우시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