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기 한국폴리텍Ⅴ대학 학장] 어른들의 책임과 광주형 일자리
2018년 09월 28일(금) 00:00 가가
멀리서 온 친척들, 친구들과 인사만 나눈 것 같은데 추석 연휴가 금방 지나가 버린 기분이다. 간만에 고향에 모인 가족들과 거실에 둘러앉아 TV를 보고 있자니, 올해 추석에도 어김없이 눈에 띄는 뉴스 한 꼭지가 있었다. 언제부턴가 서울역과 버스터미널의 들뜬 귀성객들 인터뷰가 끝나면 어김없이 이어지는 꼭지다.
귀성객들을 만난 카메라는 학교 도서관과 노량진을 찾는다. 학교 도서관에, 노량진에 남은 청년들의 인터뷰 내용은 매년 돌아오는 명절마다 한결같다. 취업 준비가 길어지다 보니 부모님께 죄송하고 친척들 볼 면목이 없다는 것. 명절이지만 하루라도 더 공부해서 부모님께 빨리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다는 것이다.
취업이 늦어져 미안한 마음에 고향에 가지 않고 공부한다는 청년들을 보니 마음이 짠했다. 특히 얼마 전 우리 지역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타지로 떠나는 숫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인지, 화면 속 청년들이 우리 지역 아이들처럼 느껴져 더욱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이제 사회에 진출하려는 청년들에게 일자리는 생계를 이어주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확인받는 중요한 요소다. 그렇게 일자리는 청년들의 자존감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일자리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 청년들이 노력한 만큼 보상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노력한 만큼 보상받지 못하는 일들이 계속되면 우리 아이들의 자존감에도 생채기가 날 수밖에 없다.
청년들은 우리의 미래다. 대체 우리 어른들은 청년들을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가. 곰곰이 생각해보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주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결국 좋은 일자리가 청년들을 위한 최고의 복지인 것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 지역의 일자리 사업들에 관한 기사들을 보면 답답함만 더해진다. 특히 지역 사회가 많은 기대를 품었던 ‘광주형 일자리’를 위한 현대자동차 투자 유치 사업이 영 진전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란다.
현대 자동차 투자 유치 사업은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투자자로서 완성차 공장 법인을 우리 지역에 새로 만들고, 이 공장은 현대차가 위탁한 물량을 생산하도록 하는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시에 따르면 이 공장은 현대차가 새로 개발한 경형 SUV를 생산할 예정이고, 약 1000여 명의 새로운 정규직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다. 지난 6월 현대자동차의 투자 의향서가 제출됐을 때만 해도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날이 선선해진 지금까지도 투자 협약이 지연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최근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의 협상에 노동계가 참여하는 문제, 새로 만들어지는 공장의 임금 수준에 대해 입장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우리 지역 사회와 청년들을 위한 최고의 복지라는 명제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광주시와 노동계의 대의는 우리 지역 사회 청년들을 위해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 그 하나일 것이다. 대의가 하나인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상황이 꼬여버린 것인지 답답한 노릇이다.
노사민정 대타협의 정신을 근간으로 하는 광주형 일자리의 첫 번째 실험이 바로 현대차 투자 유치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노사민정 대타협의 틀 속에서 시와 지역 노동계, 그리고 현대자동차는 서로가 투쟁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하는 파트너다. 같은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서로 오해가 있으면 풀고, 문제가 있으면 함께 대안을 고민하는 긍정적 파트너십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광주시는 노동계에 사업에 대해 성심껏 설명하고, 노동계도 불참 선언이라는 극단적 선택이 아니라 어쨌든 대화를 이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고, 오해가 있어도 대화는 계속 되어야 하는 것이다. 지역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만들기가 필요하다는 대의와 침체된 지역 경제를 다시 살려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한다면, 배제와 이탈이 아닌 대화와 연대로 풀어나가야 한다. 어른들에겐 지역에 새로운 공장 하나 들어선다는 의미일지 모르지만, 청년들에게는 1000여 개의 새로운 희망이 생기는 일이다.
전국이 주목하는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광주시와 시민들, 노동계 그리고 현대차가 함께 성공시킨다면 고사돼 가고 있는 대한민국 제조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 나아가 우리 지역 청년들뿐만 아니라 전국의 청년들에게 동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이다.
추석은 지나갔지만, 다시 돌아온다. 이번 추석에 도서관에 남았던 청년들이 내년 설에는 모두 가벼운 마음으로 기쁜 소식을 안고서 고향에 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귀성객들을 만난 카메라는 학교 도서관과 노량진을 찾는다. 학교 도서관에, 노량진에 남은 청년들의 인터뷰 내용은 매년 돌아오는 명절마다 한결같다. 취업 준비가 길어지다 보니 부모님께 죄송하고 친척들 볼 면목이 없다는 것. 명절이지만 하루라도 더 공부해서 부모님께 빨리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제 사회에 진출하려는 청년들에게 일자리는 생계를 이어주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확인받는 중요한 요소다. 그렇게 일자리는 청년들의 자존감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일자리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 청년들이 노력한 만큼 보상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노력한 만큼 보상받지 못하는 일들이 계속되면 우리 아이들의 자존감에도 생채기가 날 수밖에 없다.
현대 자동차 투자 유치 사업은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투자자로서 완성차 공장 법인을 우리 지역에 새로 만들고, 이 공장은 현대차가 위탁한 물량을 생산하도록 하는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시에 따르면 이 공장은 현대차가 새로 개발한 경형 SUV를 생산할 예정이고, 약 1000여 명의 새로운 정규직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다. 지난 6월 현대자동차의 투자 의향서가 제출됐을 때만 해도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날이 선선해진 지금까지도 투자 협약이 지연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최근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의 협상에 노동계가 참여하는 문제, 새로 만들어지는 공장의 임금 수준에 대해 입장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우리 지역 사회와 청년들을 위한 최고의 복지라는 명제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광주시와 노동계의 대의는 우리 지역 사회 청년들을 위해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 그 하나일 것이다. 대의가 하나인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상황이 꼬여버린 것인지 답답한 노릇이다.
노사민정 대타협의 정신을 근간으로 하는 광주형 일자리의 첫 번째 실험이 바로 현대차 투자 유치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노사민정 대타협의 틀 속에서 시와 지역 노동계, 그리고 현대자동차는 서로가 투쟁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하는 파트너다. 같은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서로 오해가 있으면 풀고, 문제가 있으면 함께 대안을 고민하는 긍정적 파트너십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광주시는 노동계에 사업에 대해 성심껏 설명하고, 노동계도 불참 선언이라는 극단적 선택이 아니라 어쨌든 대화를 이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고, 오해가 있어도 대화는 계속 되어야 하는 것이다. 지역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만들기가 필요하다는 대의와 침체된 지역 경제를 다시 살려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한다면, 배제와 이탈이 아닌 대화와 연대로 풀어나가야 한다. 어른들에겐 지역에 새로운 공장 하나 들어선다는 의미일지 모르지만, 청년들에게는 1000여 개의 새로운 희망이 생기는 일이다.
전국이 주목하는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광주시와 시민들, 노동계 그리고 현대차가 함께 성공시킨다면 고사돼 가고 있는 대한민국 제조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 나아가 우리 지역 청년들뿐만 아니라 전국의 청년들에게 동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될 것이다.
추석은 지나갔지만, 다시 돌아온다. 이번 추석에 도서관에 남았던 청년들이 내년 설에는 모두 가벼운 마음으로 기쁜 소식을 안고서 고향에 갈 수 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