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의 흐름은 자유스러움이 원칙이다. 다만, 강물의 흐름이 사람의 건강과 생명, 재산 등에 피해를 주거나 피해가 예상될 때는 강물의 흐름이 조절돼야 하고 그 조절 방법은 강물과 사람의 공생 조건에서 실행돼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타당성이 빈약한 논리를 앞세워 건설한 4대강 사업은 규모면에서 댐에 가깝지만 정치적 속임수로 승촌보, 죽산보 등으로 이름 지었다.

하지만 이들 시설이 강물과 사람의 공생을 위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승촌보는 담양군 용면 추월산의 용소에서 발원되는 영산강 본류의 중류 지역인 광주시 남구 대촌동 서쪽 경계에 위치하고 있다. 평상시 국내 4대강(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중에서 맑은 물 유입이 부족한 하천에 건설된 거대 규모의 저수 시설이므로 수량에 따라 수질 오염 반응이 대단히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영산강의 수질 및 자연 생태 보전을 위한 국가 차원의 재정 지원은 지금까지 다른 4대강에 비해 저조했다. 아직도 자연 마을 등에서 발생되는 생활 하수가 단순 처리 또는 미처리 상태로 유입되고 있다. 또한 영산강 본류 및 황룡강 유역의 광활한 농경지에서 살포되는 화학 비료, 유기질 비료, 농약, 제초제 등과 중소 규모의 축산 시설에서 고농도 유기성의 축산 폐수 등이 흘러든다. 여기에 사업장 폐수와 연중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버려지는 고형 폐기물, 액상 폐기물, 폐유, 독성 물질의 비점 오염원 등 오염 물질이 영산강에 상시 유입돼 대부분 정화되지 못하고 빠른 시간 내에 승촌보에 도달하게 된다. 승촌보는 당연히 반영구적인 오염 하천수의 저수 시설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던 셈이다.

이런 일반적인 수질 오염 현실을 덮어버리고 전문학자, 정치인, 공직자, 전문기술인 등이 4대강 댐 건설 사업을 추진한 것은 국가적·사회적 수치이자 막대한 규모의 세금 낭비였음을 국민 모두가 잊지 않아야겠다.

정권이 거듭 바뀌면서 4대강 댐들은 거대한 오염 공간이 됐으며 현 정부는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댐의 수문을 열어 저류 수위를 낮추었으나 결과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천 바닥부터 수문까지는 두꺼운 시멘트 구조물이며 이 하부 구조물의 높이와 길이로 발생되는 공간에는 연중 강물이 체류되므로 강물 속에 들어 있는 침강성 물질 등의 수질 오염 물질은 하부 구조물인 보 안에 침강 및 퇴적되어 거대한 반영구적인 2차 환경 오염 물질이 된다.

3년 전 8월 승촌보 내 강물의 온도가 33℃로 측정됐다. 당시 승촌보 하류 주변 대촌 들녘 시설하우스에서 재배 농작물에 지하수를 살포하였는데 4~5분 후 농작물 모든 잎들의 표면이 황갈색으로 변색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광주권 TV방송에서 보도한 적이 있었으며 그 당시 승촌보에 체류되는 강물의 수압으로 강바닥의 혐기성 오염 물질과 오염수가 연약한 지층을 따라 이동하다 시설하우스에 사용되는 지하수로 유입됐을 거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승촌보의 수문은 개방됐지만 수문 하부 구조물의 높이가 7~8m에 달한다. 이 때문에 비가 오면 도시 지역 내 퇴적된 모든 수질 오염 물질을 끌고 유하하는 빗물 속의 침강성 오염 물질은 승촌보 내에서 4~5일 정도 체류될 수밖에 없다. 이런 퇴적물 노출이 현재 승촌보 중앙부 및 보의 양단에서 관찰되고 있다. 이런 퇴적 속도라면 20~30년 이내에 승촌보의 대부분이 침강성 오염 물로 가득 채워질 것이다.

승촌보 건설 이전에 남구 시산마을 옆을 흐르는 영산강 본류에 화장보라는 높이 2.5m 정도의 수중보가 설치되었다. 그로부터 20년 정도가 지난 후 보 내부는 오염성 퇴적물로 가득 채워져 연중 발생되는 악취와 해충으로 주민들이 고통받았음을 환경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은 잘 알고 있다.

앞서 발생한 대기 오염과 지하수 오염 문제는 하천 내 설치된 수중보에서 발생되는 필연적인 문제다. 승촌보와 같은 거대 규모의 보에서 발생되는 문제의 해결은 환경적 및 경제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범위의 피해이므로 이제는 승촌보의 철거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