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문화예술의 본고장이고 대한민국 문화수도를 자처하고 있고 더군다나 최근에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문화도시까지 됐는데 문학관이 없다, 좀 늦었고 창피한 일이죠.” 2013년 10월에 열린 제221회 광주시의회 시정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당시 강운태 시장의 답변이다.

그 뒤로 4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문학관 건립은 지지부진하다. 2009년부터 광주광역시에서 추진하던 이른바 ‘빛고을문학관’은 2012년 타당성 조사를 완료했다. 그러나 2013년 2월 조직된 ‘빛고을문학관추진위원회’가 문학관 건립 후보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물의를 일으킴에 따라 좌초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광주시는 빛고을문학관 건립 후보지 선정을 백지화하고 시에서 직접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것은 당시 강 시장의 시의회 답변이었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신생 도시인 세종특별자치시와 우리 광주시에만 문학관이 부재한 상태지만 강산이 두 번 변할 시간 동안 문학관은 벽돌 한 장 쌓아 올리지 못했다. 금년 봄 윤장현 시장은 “광주문학관 건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면서 “금년에 예산을 세워 내년에 실행해 나가자”는 구두 약속을 했다. 이에 따라 우리 광주문인협회 등은 시의 행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실무 부서에서는 “문인들의 뜻을 통일해 오면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광주 문인들을 대표하는 ‘광주광역시문인협회’와 ‘광주·전남작가회의’가 앞장서서 지역 학계, 언론계, 경제계, 사회단체 대표로 ‘광주문학관건립추진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하고 제1차 간담회에서 집약된 의견을 광주시에 전달하였다. 아울러 광주 정신과 미래의 영혼을 담을 수 있는 광주문학관 건립을 염원하는 문인들의 강력한 의지와 시민들의 뜻을 모으기 위해 ‘광주문학관 건립을 촉구하는 1000인 지지 서명 운동’을 전개했다. 그렇게 해서 1차로 마감한 결과 3497명이 서명에 동참해 주었고 이에 힘입어 1만인 지지 서명 운동으로 전환했다.

문학단체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광주시 실무 부서에서는 과거 문학관 부지 선정 과정에서 물의를 일으켜 문학관 추진을 무산시킨 그 당사자와 “의견을 통합해 오라”는 자기모순적인 요구만을 계속하고 있다. 광주시 실무진은 광주의 모든 문인을 대표하는 양대 문협의 의견보다 왜 일개 특정인을 의식하는지 모르겠다.

광주일보는 “20년 장기 표류 광주문학관 건립, 물꼬 트이나’라는 제목의 지난 8월 1일자 1면 톱기사를 통해 ‘과거 잡음을 일으키거나 도덕적 문제가 된 인사는 추진 위원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문단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를 내보낸 적이 있다. 이러한 보도 내용을 시 담당자들은 읽어나 보았는지 의구심이 든다.

광주광역시가 문학관 건립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도록 견인해 내는 것이 ‘광주문학관건립추진위원회’의 목표다. 지금이라도 광주시가 능동적으로 이 일을 추진한다면 즉시 추진위원회를 해체하고 시의 행정에 모든 방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광주문학관이 조속히 건립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 주기를 간곡하게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