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0년 동안 광주에서 여행업을 운영하면서 이런저런 온갖 역경을 헤쳐 온 80대의 노병입니다. 지난번 광주일보에 난 ‘10월 28일부터 무안공항에 국제선 취항 전멸’이라는 기사를 읽고 우리의 현실이 너무도 서글퍼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이 나이에 돈을 더 벌어보겠다는 욕심이 아닙니다. 오늘날 국내외 상황은 한치 앞을 예견할 수 없는 시기로 생각되어 ‘여행업계 후배들이 어떻게 살아 갈 것인가?’를 생각하며 몇 자 적어보려 합니다.

얼마 전에 광주·전남 여행업계 후배들과 함께 무안-기타큐슈(일본) 정기편 취항에 맞춰서 신상품 개발을 위해 기타큐슈시 초청으로 1박2일 팸투어를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한 명의 공무원이 지역을 이렇게 발전시킬 수도 있구나’하는 감동을 받았습니다.

우리 일행이 기타큐슈에 머문 시간은 1박2일(토·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기타큐슈시 사카이 공항기획과장과 관광계장은 휴일임에도 종일 우리를 안내해주었습니다. 사카이 과장의 설명에 의하면 기타큐슈 공항도 무안공항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국제공항으로 개항을 했지만, 무안과 마찬가지로 40km밖에 떨어지지 않는 후쿠오카시에 기존의 국제공항이 있어서 개항 후 10여년이 지나도록 활성화되지 못하고 국내선 전용공항으로 전락했습니다.

기타큐슈시와 시민들은 어떻게든 기타큐슈발 국제선을 유치하여 공항 활성화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기타하시 겐지 시장의 지시와 관심으로 관련 부서의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불과 2년 만에 무안∼기타큐슈, 인천∼기타큐슈, 부산∼기타큐슈, 기타큐슈∼천진 등 4개의 국제선 정기편을 개척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합니다. 앞으로 중국의 또 다른 노선과 대만∼기타큐슈 노선도 검토 중에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후쿠오카에 밀려 전혀 볼 수 없었던 외국인 관광객이 요즘에는 기타큐슈 고쿠라성 주변에 넘쳐나는 모습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우리는 뭔가?”라는 생각에 울화가 치밉니다. 그동안 기타큐슈 공항에 불만이 많았던 공항 인근 지역 상인들에게 “요즘은 어떠냐?”고 물어보니 “공항의 역할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렇게 큰 줄 몰랐다”며 싱글벙글합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외국 관광객들이 지역에서 소비하는 금액이 대단하다는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틀간 우리와 동행하며 안내하던 사카이 과장과 관광계장이 점심 식사장소에 나타나지 않아 찾아보니 1층에서 따로 우동을 시켜먹고 있었습니다. 함께 식사를 하자고 했더니 “초대한 손님들 식사비 2130엔은 기타큐슈시가 전액 지원하지만 공무원인 우리들 식사비는 2130엔이 되지 않는다”며 “그래서 1층에서 700엔짜리 우동을 먹고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돈을 내겠다고 해도 웃으며 한사코 거절을 했습니다.

광주·전남 관광 관련 공무원들께 묻고 싶습니다. 우리 지역 공항 및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무슨 일을 하고 계신지요. 기존의 1·2차 산업은 날로 정체되고 일자리 창출이 최고의 화두인 오늘날 전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관광산업 활성화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광주·전남의 공항 및 관광 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아직 문제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무안 공항이 활성화되면 그 파급효과는 곧바로 전남지역 관광업계로 이어질 것입니다. 관광지가 활기를 찾을 것이고, 호텔·숙박업은 물론 식당이나 자영업자들도 더불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전남도는 정기 노선 확보 등 무안 공항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광주시도 상생 차원에서 무안공항 활성화에 힘을 보태야 합니다.

기타큐슈 공항 활성화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았듯이 무안공항 활성화문제는 비단 우리 관광업계 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업계와 호텔·숙박·음식점 등 관광업계는 내년 6·13 지방선거에 대비해 출마자들이 광주·전남의 관광과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