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전남형 ‘섬 활성화재단’이 필요하다
2017년 10월 12일(목) 00:00 가가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 인천시가 마련한 ‘섬 활성화 정책토론회’에 참석했다. 다른 복잡한 일정들이 얽혀 있었지만 휴가까지 내가며 참석했다. 인천에서는 최근 ‘애인 섬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접근성, 정주 여건, 소득증대, 관광여건 개선을 통해 보고 싶고 가고 싶은 섬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런 정도 섬 정책은 그동안 숱하게 추진해 와서 별로 주목할 만한 요소가 아니다. 오히려 전남도가 추진하는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정책이 훨씬 진전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발목을 딱 잡은 것이 있다. 만사 제쳐 두고 참석한 이유는 ‘섬 활성화 센터’ 즉 중간 지원조직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핵심이라는 전언 때문이었다.
인천의 섬 정책 관련된 움직임을 잠깐 보자. 2012년 인천 섬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보전과 발전을 위한 ‘인천 섬 연구모임’이 결성되었다. 이 모임은 ‘굴업도 골프장 건설’ 계획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섬을 보전하기 위한 실천운동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인천 섬 답사 모임으로 이어졌다. 구성원을 보면 교수, 시민운동가, 생태전문가, 역사학자, 환경운동가, 시민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회비를 내며 운영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황해 섬 네크워크’가 만들어지는 배경이다. 이들 모임은 황해학당, 섬 보전센터, 섬 순례센터, 섬 유산위원회 등을 운영하며, 섬 총서를 발간하고 포럼도 운영한다.
전남도에도 섬 관련 민간조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섬을 모니터링하고 섬 정책을 고민하며, 기초나 광역지자체에 정책제안을 하고, 참여와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민간단체는 없다. 내년에 인천 섬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행정, 전문가, 시민사회가 그간 사업을 성찰하고 내년 섬 정책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그리고 수립된 정책을 추진할 지원센터를 만들겠다는 것이 요지였다.
이쯤에서 우리 지역의 가고 싶은 섬을 되돌아보자. 4년째를 맞고 있다. 첫해 6개 섬을 선정했고, 이후 매년 2개씩 모두 10개 섬이 선정되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금년에 선정된 2개를 포함하면 이제 12개에 이른다. 사업비를 기초와 광역이 똑같이 분담하는 것과 ‘섬 개발’이 아니라 ‘섬 가꾸기’로 전환한 것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사업 추진 방식도 주민 주도이며, 내용도 섬의 생태와 문화를 섬 발전 자원으로 삼은 것은 탁월하다. 10개년 계획을 세웠으니 이제 고개를 넘고 있다. 다른 지자체는 물론 중앙부처에서도 우리의 섬 정책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자랑 같지만 ‘방향과 원칙’만은 나무랄 곳이 없다.
그런데 어디 정책이 방향과 원칙으로만 추진되던가. 게다가 선거라는 큰 복병이 있다. 정책 지속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다. 여기에 작게는 일 년이 멀다하고 담당공무원이 바뀐다. 정책을 이해할만하면 바뀐다. 주민 주도라는 원칙은 반복 교육과 인식 증진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대목이다. 그리고 섬에는 고령화라는 복병이 상존해 있다. 뭍보다 몇 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사업비만 집행한다고 사업이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다. 기억할지 모르지만 국무총리가 된 이낙연 전 지사도 그랬다. ‘가고 싶은 섬 가꾸기’는 기간 내에 완결되는 사업이 아니라 지속되는 과정이 곧 정책이라 했다.
그래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정책 지속성과 주민 주도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이 ‘섬 활성화센터’ 설립이라고 했다. 사실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정책을 수립할 때부터 논의했던 문제다. 하지만, 당시 전남도는 정책 지속성보다는 효율성을 선택했다.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런데 중장기로 본다면 정책 효율성을 위해서 정말 필요한 것이 민간 혹은 중간 영역 정책파트너다.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의 방향과 원칙이 옳다면 이제 그 정책 실현을 도와줄 지원 조직이 준비되어야 한다. 지금도 늦었지만 더 늦추어서는 그나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은 성과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앙 부처에서는 물론 여러 지자체에서 반짝 주목을 받다 끝난 섬 정책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그 원인의 공통점은 행정 주도나 전문가 주도에 주민 동원이다. 주민 주도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주민이 참여하려면 공무원과 주민을 지원해 줄 공공영역의 상설 지원센터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 인식하고 전남도의회에서는 벌써 설립 근거가 되는 지원조례도 만들었다. 시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어디 정책이 방향과 원칙으로만 추진되던가. 게다가 선거라는 큰 복병이 있다. 정책 지속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다. 여기에 작게는 일 년이 멀다하고 담당공무원이 바뀐다. 정책을 이해할만하면 바뀐다. 주민 주도라는 원칙은 반복 교육과 인식 증진이 함께 이루어져야 할 대목이다. 그리고 섬에는 고령화라는 복병이 상존해 있다. 뭍보다 몇 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사업비만 집행한다고 사업이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다. 기억할지 모르지만 국무총리가 된 이낙연 전 지사도 그랬다. ‘가고 싶은 섬 가꾸기’는 기간 내에 완결되는 사업이 아니라 지속되는 과정이 곧 정책이라 했다.
그래서 기회가 닿을 때마다 정책 지속성과 주민 주도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이 ‘섬 활성화센터’ 설립이라고 했다. 사실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정책을 수립할 때부터 논의했던 문제다. 하지만, 당시 전남도는 정책 지속성보다는 효율성을 선택했다.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런데 중장기로 본다면 정책 효율성을 위해서 정말 필요한 것이 민간 혹은 중간 영역 정책파트너다.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의 방향과 원칙이 옳다면 이제 그 정책 실현을 도와줄 지원 조직이 준비되어야 한다. 지금도 늦었지만 더 늦추어서는 그나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은 성과도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앙 부처에서는 물론 여러 지자체에서 반짝 주목을 받다 끝난 섬 정책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그 원인의 공통점은 행정 주도나 전문가 주도에 주민 동원이다. 주민 주도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주민이 참여하려면 공무원과 주민을 지원해 줄 공공영역의 상설 지원센터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 인식하고 전남도의회에서는 벌써 설립 근거가 되는 지원조례도 만들었다. 시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