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도초도 일대 ‘사파리(safari) 아일랜드’ 개발 방향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생동물을 들여와 섬을 사파리로 만들겠다는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뒤 애물단지로 전락한 이후 부지 환매 요구에 이어 신안군이 최근 도초도 사파리아일랜드 부지를 대규모 한우단지로 만들겠다는 건의 등이 이어지면서다.

전남도는 한우단지 조성계획의 경우 부지 환매 요구와 맞물리면서 ‘불가’ 입장을 통보했지만 마땅한 향후 대책이 없어 고민중이다.

◇한우단지 조성 건의…불가=신안군은 지난달 중순 신안 도초도 발매리 일대 80만1000㎡ 규모의 부지에 5000마리의 동물복지형 한우단지를 조성하겠다며 부지 장기임대(20년)를 전남도에 건의했다가 거절당했다.

신안군은 도초도 부지가 친환경 조사료 단지를 조성하는 데 최적 여건을 갖춘 만큼 친환경적 동물복지형 한우단지를 조성하게되면 6차 산업 모델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안군은 애초 부지 무상임대를 건의했다가 한 차례 거절당한 뒤 장기임대해줄 것을 재차 요청하며 사업 추진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형편이다. 지역 농민들이 공동출자하는 형태로 법인을 구성한 뒤 융자를 받고 군은 보조금 형태로 시설자금을 일부 지원하는 방식으로 150억원의 사업비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게 신안군 구상이다.

전남도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애초 관광단지 조성 목적으로 개발을 검토해온데다, 해당 부지에 대한 환매를 요구하는 민원이 발생한 점도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전남도 안팎의 분위기다.

관광단지 개발 계획 뿐 아니라 ‘부지 환매’ 요구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우단지라는 새로운 사업을 검토할 겨를이 없다는 얘기다.

◇부지 돌려달라 민원…내년에야 종합 검토=전남도는 지난 2012년부터 신안군 도초면 발매리 일대 365필지를 ‘사파리 아일랜드’로 조성하기 위한 부지 매입에 나섰고 68억원을 들여 254필지(80만2000㎢)를 사들였다.

하지만 육지 동물원과의 차별화, 배로 1시간 가까이 들어가야만 하는 접근성 문제, 민간 투자자 유치 문제 등으로 사업 추진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부지를 되팔라는 환매 요구 민원이 제기됐다.

현행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91조)은 ‘토지의 협의취득일 또는 수용의 개시일부터 5년 이내에 취득한 토지의 전부를 해당 사업에 이용하지 아니했을 때에는취득일 당시의 토지소유자 또는 그 포괄승계인은 그 토지의 전부 또는 일부가 필요 없게 된 때부터 1년 또는 그 취득일부터 10년 이내에 그 토지에 대하여 받은 보상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사업시행자에게 지급하고 그 토지를 환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도 지난해 이같은 규정을 내세워 토지소유자의 환매 요구를 접수받은 뒤 전남도에 협의를 권고한 상태다.

전남도는 이같은 점을 들어 당시 토지소유자들을 대상으로 환매 의사를 묻는 조사를 거쳐 개발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수십억원의 혈세가 투입된 사업임에도 어정쩡한 태도만 취하고 있는 전남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안=이상선기자 s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