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수문장 김경민 “나와의 싸움에서 이기겠다”
2025년 02월 06일(목) 20:05
‘꾸준함’으로 리그 대표 ‘거미손’ 성장…프로 11년차에 첫 태극마크
“이정효 감독은 ‘로또’…실점률에 신경 쓰며 동료들의 수호신 될 것”

지난해 첫 ACLE와 국가대표를 경험한 광주FC의 골키퍼 김경민이 2025시즌 실점률에 신경 쓰면서 동료들에게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다. <광주FC 제공>

광주FC 수문장 김경민이 ‘꾸준함’이라는 무기로 또 다른 추억 쌓기에 나선다.

김경민은 지난 시즌 프로에서 잊지 못할 순간들을 보냈다. 팀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라는 첫 무대에서 아시아 강팀들을 상대로 4승 1무 1패의 성적을 올리며 16강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11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5·6차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면서 프로 11년 차에 처음 태극마크도 달았다.

김경민은 “리그가 더 중요했기에 ACLE에서 그렇게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 기대는 안 했다”면서도 “감독님도 그렇고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한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 경기적으로도 긍정적인 모습이 나오고, 결과도 좋았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발탁 순간은 아직도 꿈만 같다.

김경민은 “국가대표라는 자리가 항상 꿈꿔왔던 것이고, 가고 싶은 곳인데 처음 발탁 소식을 듣고는 안 믿었다. 너무 큰 곳이고 ‘내가?’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며 “좋은 선수들과 같이 하면서 많이 배웠고, 나에 대해서도 다시 또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이름을 올렸지만 김경민은 자신을 특별한 것 없는 선수라고 말한다.

김경민은 “꾸준히 해서 또 티 안 나고 그냥 무난하게 해와서 대표가 됐던 것 같다. 딱히 자신 있는 것은 없는데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것을 선택하고, 그 순간에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노력한다”며 “잘하고 못 하는 것은 진짜 한 끗 차이다. 나는 성실함으로 그 한 끗을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꾸준함으로 리그와 나라를 대표하는 골키퍼로 자리한 그에게는 이정효라는 좋은 스승이자 감독도 있었다.

김경민은 “내 인생에 엄청난 분이다. 로또 복권과도 바꿀 수 없는 그런 감독님이다. 감독님을 만나서 좋은 축구, 선진적인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해를 생각하면 좋은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던 시즌이었지만 강행군 속에 아쉬운 경기들이 쌓였고, 결국 파이널B에서 생존 싸움을 하기도 했다.

김경민은 “지난 시즌 많이 힘들었다. 초반부터 우리가 가져가는 플레이 스타일 그런 부분에서 경기는 좋은데 결과가 따라오지 않으니까 선수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아마 감독님, 코칭스태프도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기대에는 부족했던 지난 시즌이었고 여기에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적하면서 광주의 2025시즌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쏠린다. 하지만 김경민은 기대감으로 새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그의 자신감의 배경은 ‘이정효 감독’이다.

김경민은 “변화에 대한 걱정은 없다. 감독님이 계시니까 축구의 틀은 바뀌지 않아서 전혀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다”며 “새로 합류한 선수들에게는 ‘집중하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 감독님이 방법을 다 알려주신다. 포지셔닝, 우선순위 등 진짜 다 알려주신다. 결국 선수 본인이 집중해서 생각하고 연구를 해야 감독님 전술이나 우리 팀 컬러에 따라올 수 있다. 정신 놓고 있으면 안 되고, 감독님이 소리친다고 해서 기죽을 필요도 없다. 더 잘되라고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 “감독님이 인터뷰 중에 ‘소리치는 것에 얽매여 있는 선수는 경기에 몰입하지 못 하는 선수’라고 말하시는 걸 봤다”며 “그 말에 나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워낙 목소리도 크시고 진짜 귀에 쏙쏙 들어와서 나도 감독님이 뭐라고 했을 때 얽매이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그 인터뷰를 보고 ‘그렇지 그게 프로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성장을 위해서는 우리가 준비한 것에 대해 경기장에서 몰입을 했나, 안 했나가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에도 ACLE와 리그를 병행하면서 달려야 하는 만큼 김경민은 ‘실점률’에 신경 쓰면서 동료들의 든든한 수호신이 되겠다는 각오다.

김경민은 “경기를 하다보면 무조건 힘든 시점이 나온다. 그 시점에 항상 우리가 실점을 한다. 내가 그런 순간에 얼마만큼 막아주느냐에 따라서 우리 순위가 달라질 것이다. 그게 또 내 역할이다. 축구는 실수의 연속이고, 예측 못 하는 상황이 계속된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선방을 한다면 선수들이 버티는 힘이 더 생길 것이다”며 “내 자신과의 싸움에 집중하겠다. 경기는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다. 상대에 대한 분석도 하지만 내 몸상태를 알고 집중해야 한다. 내 자신과 싸우면서, 선수들과 잘 이야기하면서 팬들에게 즐거운 경기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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