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을 맞아 목포·신안 등 차도선(車渡船) 선착장에 파래·김·이끼 등 각종 해조류가 급성장하면서 이용객들이 ‘미끌림 사고’ 등에 노출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일부 차도선 이용객들이 승·하선 과정에서 미끄러져 다치는 사례 등이 이어지고 있으며, 차량들의 미끌림 현상도 속출하고 있다.

23일 목포시와 신안군 등에 따르면 대부분의 차도선 선착장은 밀물과 썰물시 차도선의 원활한 접안을 위해 경사면으로 시설돼 있다. 차도선은 여객선의 한 종류로, 여객과 동시에 개방된 적재 구역에 차량 등 화물을 수송할 수 있는 선박이며, 화물적재구역이 개방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차도선 승·하선 진입로는 밀물시 바다에 잠기는 탓에 수온이 상승한 봄부터는 파래와 김, 이끼 등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용객은 물론 차량 등의 미끌림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바닷물이 만조에서 썰물로 바뀌는 시점에는 이끼들이 미처 마르지 않은 상태인 탓에 한겨울 빙판보다 더 미끄럽다는 게 이용자들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차도선 선착장 이용객은 물론 운전자도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균형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노약자나 이같은 미끌림 현상이 생소한 관광객의 경우 승·하선시 사고 발생 위험이 더욱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3월 신안 암태면 오도선착장에서도 한 어르신이 차도선 선착장에서 미끄러져 병원 신세를 졌는가 하면 일부 차들이 미끌리는 현상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부피가 크고 무거운 농작물을 가득 실은 화물차량의 경우 자칫 한 방향으로 기울어져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게 운전자들의 하소연이다.

화물차량을 이용해 농산물을 운송하는 서모씨는 “매년 느끼는 것이지만 이끼 때문에 대형사고 발생 우려가 있다”며 “사고가 발생하기 전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안군을 찾은 관광객 이정관(경기도)씨도 “선착장에서 배에 오르다 미끄러져 손목을 다쳤다”면서 “모처럼의 나들이를 모두 망쳤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에 대해 신안군 관계자는 “매년 직원들이 제거작업을 하고 있지만 사리 때와 같은 바닷물이 많은 들물 시기는 선착장 승·하선 진입로가 물에 잠겨있는 시간이 길어 제거작업을 못하거나 이끼들이 금방 자라나 제거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이용객 안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제거 작업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목포와 신안지역 도선장은 50여곳으로, 해양수산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고 있다.

/신안=이상선기자 s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