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의 작은 섬마을 우체국장이 전자 상거래를 통해 지역특산물의 판로를 개척해 화제다.

주인공은 전 직원이 6명에 불과한 비금우체국 이용기(47) 국장.

지난해 7월 비금우체국장으로 부임한 이 국장은 뛰어난 품질에도 기존 재래식 판매방식으로 판로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섬초와 세발나물, 단호박 등에 주목했다고 한다.

비금도는 여름에는 단호박, 겨울에는 섬초로 불리는 시금치, 세발나물 등 맛과 품질이 좋은 특산물을 보유한 지역이다.

섬 지역민과의 상생, 우체국 사업 다각화 등을 동시에 고민해 온 이 국장은 이 같은 우수한 지역특산물을 판매하면 농가소득을 올리는 것은 물론 우체국 택배수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국장은 “다도해 생물권 보전지역인 비금도는 비옥한 땅에서 다양한 특산물이 나고 있는 데도, 섬 지역의 특성상 판로 확보·확대가 힘든 상황이었다”면서 “직원들로부터 이같은 지역민의 힘든 상황을 전해 듣고 고민 끝에 전국적인 전자상거래망을 통한 판로확대 방안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전자상거래를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한달만에 섬초 2000상자와 세발나물 500상자를 팔아 3700여만원의 판매고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이 국장은 여기에 우체국 택배세입 70% 증가라는 성과도 덤으로 얻는 등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그 시작은 쉽지 않았다.

이 국장은 부임 초기인 지난해 8월, 단호박 생산농가 중 통신판매 의향이 있는 농가와 함께 전자상거래 전문업체인 G마켓과 우정사업본부에서 운영하는 우체국쇼핑몰 사이트에 단호박 상품 입점을 첫 시도했으나 사실상 실패했다.

의욕과는 달리 경험·홍보 부족, 비금도 단호박에 대한 낮은 인지도 등으로 두 달여 동안 250상자 400여만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데 그쳤다.

이 국장은 포기하지 않고 목포우체국, 전남지방우정청 등 상급기관 전자상거래 담당자와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체계적인 판매 노하우와 방안을 마련했으며, 비금도 겨울철 특산물인 섬초와 세발나물을 새로운 타깃으로 잡고 전자상거래 입점을 재추진했다.

또 특산물 택배비를 줄이기 위해 기존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우체국택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생산원가 부담도 낮췄다.

대도시 소비자를 겨냥한 포장박스도 소형화·다양화하고, 고객 맞춤형 홍보 전단지도 제작했다.

이 국장은 특히 전자상거래 입점 채널을 기존 G마켓 한곳에서 위메프와 우체국쇼핑 등으로 다양화하는 한편 전자상거래 할인행사도 동시에 추진했다.

이와 함께 전국에 산재해 있는 2800여 단위우체국에 비금도 섬초와 세발나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홍보공문 발송하고, 4만여 종사원이 이용하는 우체국 내부 게시판에 섬초와 세발나물 홍보코너도 개설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한달여 만에 매출이 4000여만원에 육박하는 등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

/신안=이상선기자 s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