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지역 수산업을 이끌고 있는 완도금일수협이 임원정원 배정 등을 놓고 내부 갈등을 겪으면서 지역 수산인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완도수산업을 대표해온 완도군수협이 부실경영으로 문을 닫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금일수협으로 합병되면서 임원자리도 금일수협 출신으로 편중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외 경기침체 등으로 가뜩이나 수산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서 균형있는 임원정원 배정 등을 통한 내실있는 경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금일수협 어민 조합원 등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대형 완도군 수협이 부실경영으로 폐조합되면서 규모가 작은 금일단위수협으로 계약 이전 합병되고, 완도금일수협으로 재편됐다.

당시 완도군수협 조합원들도 금일단위수협 소속이 됐으며, 이 과정에서 조합원 정수가 적은 기존 금일수협 출신이 대의원과 이사, 감사 등에 대거 배치된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금일수협은 합병 이후 그동안 완도 대표 주자로 전국 판로망 확보 등 신뢰성을 높여온 기존 완도군수협의 상징상표와 마크사용을 배제하면서 완도수산물의 경쟁력을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실제 일부 조합원과 완도군민들 사이에선 구 완도군수협이 소규모 금일수협으로 합병된 이후 완도를 대표하는 수협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따라 기존 완도군수협과 금일수협 조합원 정수에 따른 수협 임원 재배정을 비롯한 각종 수산물 판매 상표와 마크 등을 완도군수협 브랜드로 바꿔야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완도금일수협 조합원 중 과반수가 넘는 인원이 구 완도군수협 조합원이라는 점에서 조직 재정비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완도금일수협 조합원 현황을 살펴보면 총 8개 읍·면 3400여명으로 대의원 40명, 이사 8명, 비상임이사 2명, 감사 2명 등으로 134개 어촌계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금일수협에 예속돼 있는 구 완도군수협 어민 조합원은 7개 읍·면 1813명으로 대의원 16명, 111개 어촌계이며, 금일수협 어민 조합원은 1588명으로 대의원 24명, 감사 2명, 23개 어촌계가 소속돼 있다.

금일수협 어민 조합원이 구 완도군수협 조합원에 비해 200명 이상 적은 데도, 대의원과 감사 등 임원은 각각 8명, 2명이나 많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 조합원들은 “그동안 부정 비리로 대형 완도군수협이 폐조합된 과거가 있는 만큼 조합의 인적구성부터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운영돼야만 부정·비리 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같은 조합원의 의견을 무시하고 임원 편중 현상과 조합원의 이익에 해를 끼치는 독단적 운영 등을 반복할 경우 강력한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주장했다.

/완도=정은조기자 · 서부취재본부장 ej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