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말을 기르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말을 기르기 위해서는 말에게 해가 되는 것을 제거하면 되듯이, 지금 농업의 진흥에 힘쓰려 한다면 먼저 농사에 해가 되는 것을 없애야 합니다.”

18세기 후반 실학자 박제가 선생이 농업의 혁신적 변화를 중요시해 정조에게 올린 상소문의 글이다.

FTA 협정 등 시장개방 확대로 농업의 미래와 농민의 생존은 요동치는 글로벌 경제 흐름 속에서 적극적인 구조 혁신과 변화의 길을 걷지 않는다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 농업의 생존과 미래를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라는 문제를 가장 간절하게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전남이다. 그리고 그 선두에 선 곳이 진도군이다.

진도군은 농업소득 5000억원 달성이라는 목표로 지난 2014년 ‘친환경 농업육성 4개년 계획’을 수립, 착실히 실천해 나가고 있다. 웰빙과 안전 먹거리를 중시하는 현대인들의 트랜드에 부합된 것으로, 시장개방에 따른 생존경쟁 속에서 특화된 친환경 우수농산물로 국내외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최적화된 친환경 농산물 생산기반 구축, 지속가능한 유기농업 생산기반 조성, 소비자 신뢰확보를 위한 안전관리 시스템 구축, 친환경·유기농산물 유통·판매·소비 활성화 대책 등 7대 핵심과제 등을 2018년까지 추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친환경 유기농 인증면적은 2000년 764ha에서 지난해 2884ha로 대폭 확대됐다. 목표인 2018년에는 경지면적 50%에 달하는 6000ha를 조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벼만 고집하던 친환경 재배에서 탈피, 소비자 선호에 맞춰 조·수수·보리·콩 등 밭작물과 구기자·울금·배추·대파·단호박 등 특작, 표고·무화과·와송 등 과수 및 임산물까지 품목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농업육성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차원으로 전문기술 교육·보급 등에도 소홀하지 않고 있다. 미생물 제재 생산시설 지원 및 자가 유기생산 기술보급, 친환경 병해충 방제기술 집중 개발 등 친환경 스마트 팜 통합 매뉴얼을 만들어 농가에 보급하고, 친환경 농업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특히, 친환경 특화사업으로 300개 가공업체를 육성, 진도 친환경 농산물 60%를 가공해 업체별 5억원 매출을 위한 ‘진도행복 365 가공산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고소득 친환경 원예·과수 생산기반에 매년 10억원을 투입, 지역 실정에 맞는 특화 유망작목을 재배하는 ‘진도행복 팜하우스 프로젝트’ 등도 추진해 농가소득 증진에 힘쓰고 있다.

친환경농업은 그 지역의 전통 문화예술과도 관계가 있다. 진도군이 보유한 다양한 유무형 문화자원을 활용해 생산·체험·관광을 동시에 하는 6차 산업화로, 농업관광 활성화와 농가소득 증대라는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또 진도의 수급불안 품목인 대파, 배추, 울금 등 품목별 조직체를 활용, 자율·사전적 적정 재배를 통해 시장 수급조절이 가능해지는 등 안정화도 도모해 나가고 있다.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포장, 디자인, 홍보 등 유통 및 마케팅 분야에 있어서도 대대적인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며, 농수특산물 통합브랜드인 ‘진도아리랑’을 개발, 국내외 판로 개척에 힘쓰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해 연간 농업소득이 2438억원으로 2014년 1916억원에 비해 증가, 1억원 이상 고소득 농업인 수도 2011년 44명에서 지난해 105명까지 늘었다. 전남 친환경농업평가에서도 대상을 수상, 명실상부 친환경농업 선도 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요즘 국내외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어느 때보다 경기침체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는 다시 한번 구조조정 시대를 겪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변화의 시기에 지역농업도 진화 메커니즘을 간과한다면 도태될 것이다. 진도군은 앞으로 농촌발전을 위한 잠재자원을 개발, ‘모든 군민이 행복한 부자농군’이 되도록 힘을 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