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의 역사는 국가가 성립되면서 시작됐다. 국가는 전쟁에 참가하는 개인의 사회적 위치를 보장하고 개인은 그런 국가를 수호하는 거래행위였다. 따라서 초기 병역의무는 국민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만 가지고 있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자신의 갑옷을 가지고 전쟁에 임하는 남성만이 시민권을 가지고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고, 동양에서도 일반적으로 노비에게는 군역의 의무가 주어지지 않았던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렇듯 병역이행은 국가적 관심사항이며 국민의 생존과 안녕을 보장하는 가장 중요한 국민의 의무사항 중 하나이다.

하지만 본인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무였기 때문에 고위층은 병역을 회피하고 그 의무를 하층민이 떠맡는 폐단이 일찌감치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오늘날의 사회는 병역의무의 투명성과 개방성 확대, 예외없는 병역, 보다 공정하고 공감할 수 있는 병역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맞춰 병무청에서는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간담회, 자문위원회, 공청회 등 국민과의 소통과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예외없는 병역이행을 위해 신체검사 강화와 특별사법경찰을 도입하여 병역면탈 범죄를 감시, 예방하고 있다.

병역이행의 긍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67%가 병역이행이 ‘자랑스럽다’고 대답한 반면 33%는 ‘자랑스럽지 않거나 보통’이라고 답변하였다. 자랑스럽지 않은 이유는 병역이행에 대한 개인적인 자부심은 높으나 국가의 보상과 사회의 존경심이 낮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였다. 이는 병역이행은 당연하게 해야만 하는 것, 국가를 위한 개인의 소중한 희생을 존중하지 않은 결과로 보여진다.

이에 따라 병무청에서는 병역이행이 자랑스러운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해 2004년도부터 3대 가족 모두가 현역복무를 명예롭게 이행한 가문을 발굴하여 병역명문가 인증서와 명문가증을 수여하고 병무청 홈페이지 명예의 전당에 병역명문가문을 영구 게시하고 있다.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총 3431가문이 선정되어 포상을 받았으며, 올해도 506가문이 선정돼 오는 5월27일 명문가증 수여식을 갖는다.

우리나라는 연간 약 28만여명이 군대에 입대하고 있다. 이 중 대부분 입영대상자 뿐아니라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병역이행에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병무청에서는 현역병 입영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고 보다 긍정적인 시각을 제고하기 위해 현역병 입영문화제를 추진하고 있다.

2011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현역병 입영문화제를 추진해 올해 5년차로 새로운 입영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대 내의 시설, 전시된 보급품을 둘러보며 부모는 과거의 군생활을 추억하기도 하고, 한동안 못 보게 될 아들·친구·연인과 청춘의 한 때를 사진으로 남기는 ‘즉석 사진 코너’, 누구보다 소중한 가족이지만 표현에 서툴러 다 하지 못했던 말을 편지에 담아 마음을 전하는 ‘사랑의 편지 쓰기’, 건강하게 키워 주신 부모님의 노고에 순간이나마 보답하는 ‘부모님 업고 걷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개방된 군부대 내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입영대상자와 가족들은 활짝 웃으면서 축제에 참여하듯이 즐겁게 입영문화제에 참여하고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과 같이 이제 병역은 피할 수 없는 젊은 청춘들의 통과의례이자 사회와의 단절이 아닌 더 나은 인생의 무대로 나가기 위한 준비기간으로 인식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병역은 튼튼한 국가안보의 필수조건이자 행복의 전제조건이다. 우리 사회도 병역의무가 피하고 싶은 부담이 아니라 보람과 긍지가 되어 가고 있다. 병무청은 병역이행이 자랑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사회적으로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서 병역을 마친 사람, 앞으로 병역을 이행할 사람 모두가 존경받고 예우받는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