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요즘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IoT)이라는 용어를 신문이나 방송에서 빈번하게 만난다. 이 용어는 세상의 물건들을 인터넷에 연결한다는 의미다.

이 사물인터넷을 두고서 매우 다양한 주장들이 있지만, 다음 두 가지 입장에서 정리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먼저, 모든 물건, 가전기기, 공작기계, 건설기계, 자동차 등을 프로그램할 수 있는 인터넷 단말기로 만드는 착상이다. 이들 장치는 똑똑한 장치라고 말할 수 있다. 다음은 세상에 많이 있는 프로그램할 수 없는 물건, 예를 들어 중앙처리장치를 갖지 않은 저가 가전제품 등을 인터넷에 연결하는 개념이다.

전자는 모든 물건이 작은 컴퓨터를 탑재해서 똑똑해지는 것인데 작동 프로토콜을 통하여 인터넷에 연결하는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이 같은 생각은 최근 구글(Google)이 내세우고 있는 사물인터넷전략이라 할 수 있다. 후자는 중앙처리장치가 없는 저가 가전제품을 멍청한 물건인 채로 인터넷에 연결하는 세계이다. 이런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선태그 등을 물건에 붙여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센서네트워크에 연결하여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법, 기계와 기계가 직접 데이터를 교환하는 방법 등이 있다.

전자와 후자의 현실화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로는 가격과 소비전력일 것이다. 전자는 인터넷에 연결하고자하는 물건 가격에 비해 초소형컴퓨터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게다가 전자는 1년 정도 건전지를 교체하지 않고 계속 작동할 수 있는 초소형컴퓨터 보드가 필요한데 아직 이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반면 후자는 스마트폰에 있는 근거리무선통신(NFC)기능을 응용하면 NFC태그가 부착된 물건의 위치나 상태 정보를 클라우드로 전송할 수 있다. 그리고 NFC태그는 1000원이하 가격대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들도 스마트폰 앱과 결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저전력블루투스통신(BLE)기술을 응용하면 물건의 위치정보 활용이나 가정에서 가전기기들의 정보화도 실현할 수 있다.

이상에서 이야기한 사물인터넷의 미래 모습의 하나는 똑똑한 장치들로 세계를 채우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저렴한 가격대의 가전기기를 NFC, NFC태그, BLE 등으로 인터넷에 연결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미래 모습은 서로 상반되는 것은 아니라 공존할 것이라고 봐야 한다. 지금보다 낮은 가격이면서 작은 소비전력을 사용하는 초소형컴퓨터 보드가 등장하게 되면 똑똑한 장치들로 세계를 채우는 미래는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격과 소비전력이 지금보다 10분지 1 수준 이하로 낮아지려면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똑똑한 장치가 확산되는 속도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끝으로 우리 지역에서 과학기술연구개발에 종사하거나 관여하고 계신 분들께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다. 충전·교체·연료보급 없이 장기간 에너지 공급이 가능한 전원으로서 환경발전에 대한 연구개발(R&D)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환경발전(Energy Harvest) 기술은 태양광, 조명빛, 기계가 만드는 진동, 열 등의 에너지를 채취하여 전력을 얻는 기술이다. 사물인터넷과 유비쿼터스사회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립전원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