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흑산도와 임자도, 지도, 증도 등지 양식장과 해안가에 갈조류인 모자반이 대량으로 유입돼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신안군은 “지난달 31일부터 1월 2일 사이 지도읍을 비롯해 13개 읍·면의 해안가와 양식장에 모자반이 해양쓰레기와 함께 밀려와 뒤덮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군이 최근 예찰 활동을 통해 파악한 것만도 3339ha 면적에 1959t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안군과 전남도는 지난 15일 ‘전남도지도선 201호’를 타고 모자반 유입현장을 합동으로 점검했다.

군은 군락을 형성해 자연서식하는 모자반이 풍랑 등 해황 여건에 따라 서식지에서 이탈한 후 긴 띠를 형성해 계절풍을 타고 흑산도와 지도, 증도 등지 신안 도서지역 해안가로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이맘때쯤 중국 등지에서 해양쓰레기가 밀려오곤 했지만 이번처럼 모자반이 대량으로 유입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자반이 신안지역 해안가를 뒤덮음에 따라 전복·다시마 양식장과 지주식 김발 등 시설물 파손과 폐사 등 2차 피해마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어민들은 매일같이 인력이나 이앙기가 설치된 어선 등을 동원해 양식장 주변의 모자반을 수거하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수거해 육지에 쌓아둔 모자반이 썩으면서 침출물이 다시 바다로 유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유입되는 모자반을 다 수거하지 못하는데다 가두리양식장 등 시설물이 부서지는 등 2차피해가 발생하면서 양식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흑산면 비리 김봉우 이장은 “20일 전부터 모자반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조금 때라 소강상태이다. 홍어잡이 어민들에 따르면 흑산도 서북쪽 25㎞ 지점에 모자반 부유물이 형성돼 있다고 한다. 북서풍을 타고 계속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어민들이 매일 바다에 나가 모자반을 수거해서 육지로 끌어올리고 있지만 미처 수거를 다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모자반을 비료로 사용도 했지만 워낙 양이 많다 보니 대안이 없다. 어민들은 ‘재앙’으로 생각하고 있다. 마을 힘만으로는 안 되니 해양수산부와 정부에서 나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안군도 김·다시마 양식장과 해안가에서 16일 현재 모자반 190t을 수거해 처리한 데 이어 모자반과 해양쓰레기 수거처리 사업비 2억8500만원을 각 읍·면에 배정했다.

신안군 관계자는 “수거한 모자반은 일정시간 동안 건조시킨 후 소각하거나 매립해야 한다. 앞으로 추가 유입되는 모자반을 지속적으로 예찰하며 모니터링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신안=이상선기자 s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