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길호 신안군수는 지난 6·4 지방선거까지 포함하면 신안군수에 세번 당선됐다. 따라서 3선 단체장이라고 해야하지만 실제로는 재선 군수다. 2002년 민선 3기에 이어 2006년 민선 4기 신안군수에 당선됐지만 취임을 하지 못하고 낙마했다. 선거법 위반으로 계류중이던 사건이 공교롭게도 취임 전날인 2006년 6월 30일 대법원의 벌금 200만원 확정 판결로 종결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본토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에서 8년만에 무소속으로 당선돼 전국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인고의 8년 세월을 보내고 컴백한 탓인지 고 군수는 할말이 많은 듯 했다. 지난 1일 취임식장에서도 본인이 직접 작성한 장문의 취임사를 통해 그간의 마음 고생과 8년간 준비해 온 군정 운영방향을 허심탄회하고도 세세하게 털어 놓았다.

고 군수로부터 민선 6기 신안군의 발전 방안과 비전을 들어보았다.

-8년만에 군정을 펼치게 됐다. 소감이 남다를 텐데.

▲지난 8년동안 부단히 노력하면서 기다려왔다.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내가 평소 생각했고 꿈 꾸었던 세상을 다시 한번 만들와 봤으면 하는 소망으로 보냈다. 무소속으로 선거에 임했음에도 군민의 선택을 받은 것은 당을 초월해 군에 열정을 갖고 노력해 달라는 주민들의 열망이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군민들의 열정을 본받아 꼭 해내야겠다는 사명감이 남다르다.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도와 준 분들의 정성과 군민들의 열망에 감사드린다.

- 민선 6기 신안군 미래 비전과 발전전략은.

▲군민화합과 지역발전을 위해 ‘신안의 꿈 새로운 시작’을 군정목표로 삼았다. 민선3기를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화합으로 따뜻하고 정직한 군정 ▲성장동력 기반조성 ▲특화작목 육성 브랜드화로 소득원 개발 ▲정신개조를 통한 헌신의 가치가 존중받는 복지사회 추구 등 4대 방침으로 책임지는 행정을 펼쳐 군민 행복시대를 열겠다.

민선 6기 공약사항 5대 분야 37개 세부사업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한 공약이행계획서를 작성하고 사업타당성, 문제점 등 이행가능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 군민과 소통을 통해 실천하겠다.

-정신운동을 강조한 점이 눈길을 끈다.

▲아무리 잘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든다 하더라도 그곳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웃간에 오순도순 잘사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노력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난 8년간 평범한 군민으로 지내면서 ‘자기만 잘되면 된다’는 식의 잘못된 풍토가 만연해 있는 모습을 곳곳에서 목격하고 가슴이 아팠다. 특히 먹고 살만한 지도층에서 그런 현상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 솔선수범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군수인 나부터 솔선수범하고 공무원들이 앞장 서 사회통합에 나설 것을 강조하고 싶다.

-신안군의 가장 시급한 현안 사업은 무엇이고 이에 대한 해결책은.

▲군의 미래를 책임질 기반시설 확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군민과 신안을 찾는 관광객이 목포를 거치지 않고 신안 전 지역을 자유롭게 왕래 할 수 있는 십자형 도로망을 구축해 신안에 체류하면서 돈을 쓰게 만들고, 신안의 신선한 농수산물이 자연조건에 영향받지 않고 전국 어디에나 당일 배송되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문화 관광의 발굴도 주민의 소득원이자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유산이기 때문에 도서지역 특성을 살린 생태공원과 해양음식타운 등 관광 인프라를 우선적으로 구축해 체류형 관광코스와 지속가능한 대표 축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군민 편익 증진과 행정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유관기관의 관내유치를 적극 추진하겠다. 현재 군청과 보건소외에 모든 유관기관이 타지에 있는데 2016년 까지 이전할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겠다. 해양경찰청이 폐지되면 기존 기능이 약화되거나 변화되리란 가정하에 신안경찰서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겠다. 사방이 바다로 둘려싸인 도서지역의 특성과 해안치안,도서주민 안전을 위해 전담경찰서가 꼭 필요하다.

-성장동력의 기본 틀로 다리 건설 등 SOC 확충을 중시했다. 구체적인 계획은 있는가.

▲군정의 최종 목적은 군민들이 행복하게 고향에서 사는 것이다. 복지 혜택을 누리고 문화생활을 즐기고 싶은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기 위해서는 접근성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접근성 개선은 결국 교통불편을 해소하는 것인데 아시다시피 섬으로만 이뤄진 신안의 특성상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접근성 개선에는 주민 뿐만아니라 신안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측면도 있다. 북부권으로 신안을 찾는 관광객들은 증도에서 자은을 거쳐 안좌나 장산, 하의·신의로 가거나 비금·도초를 거쳐 흑산권으로 진입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따라서 십자형 도로망 구축을 위해 신안군의 도로망 척추에 해당하는 새천년대교와 지도-임자 대교 조기 완공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증도-자은·암태-비금 대교 조기 추진에도 노력하겠다.

중단됐던 송공연안항 개발을 재추진해 서남해안의 연안 물류항으로 전진기지화 할 계획이다. 타 읍면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통형편이 열악한 하의-신의-안좌 권역, 매화-고이-소악-기점-병풍-마산-선도 등에 새로운 해상 교통망 신설도 추진 하겠다.

-인구 고령화로 복지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다.

▲민선 3기 시범운영했던 안좌도 종합복지센터를 전 읍면으로 확대하고 목욕탕,찜질방,회의실 등 편의 공간을 확충하겠다. 노인 일자리창출과 여가활동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무지개회관 추진과 다목적 생활관 등 복합복지공간도 늘려나가겠다.

귀농인, 은퇴자, 다문화 가정에 대한 내실있는 정착대책을 통한 인구유입과 장애인·차상위 계층에 대한 지원도 충실히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

-군민의 소득증대를 강조했다. 오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신안 경제를 살릴 복안은 무엇인가.

▲우선 깨끗한 신안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 경쟁력 강화와 관광인프라 구축을 모색하겠다. 생산된 농수산물을 생물 그대로 판매하지 않고 가공단계를 거쳐 고용을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지리적 표시제, 상표권 출원 등을 추진할 명품개발센터 운영과 염업조합을 통한 등급화,수매·유통시스템 구축을 통해 천일염 명품화를 추진하겠다.

체류형 관광 육성을 위해 비금-도초-우이-하의를 연결하는 관광코스 개발과 동시에 휴양·레저·농어촌 체험 등이 가능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항구적인 소득증대에 힘쓰겠다.

선심성·낭비성 축제는 배제하고 지속가능한 지역 대표 브랜드 축제를 추진해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겠다.

-대표적인 특산물인 천일염의 명품화 전략은 무엇인가.

▲천일염 명품화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염업조합을 통한 등급화와 수매·유통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브랜드화를 통해 신안 천일염의 세계적 경쟁력 확보에도 나서겠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청과 손잡고 천일염의 생산량을 늘리고 생산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염전의 함수창고(소금물 보관창고) 지붕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으로 얻은 전기로 염전 바닥을 데우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끝으로 군민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육지와 도시 같으면 사회적 기반과 성장동력이 다 갖춰져 있어 주민들이 별다른 불편없이 살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군은 이제 도로를 만들고 다리를 놓는 처지라 관내를 오가는 데도 불편이 크다.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자치단체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우리는 꿈을 잃지 않았다. 섬 사람들의 강인한 정신과 자식사랑, 후배사랑 그 열정은 누구 못지않게 크다.

신안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 우리 주민들이 소득을 높일 수 있고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 지역 갈등을 화해와 용서로 화합해 신안의 꿈을 위해 다시 시작하자. 철저한 공약이행으로 군민을 위한 최선의 정책을 펼쳐 성원에 보답하겠다.

/장필수기자 bungy@kwangju.co.kr

/신안=이상선기자 sslee@kwangju.co.kr



*고길호 군수 프로필

▲1945년 신안군 도초면 출생 ▲동국대 졸업 ▲전남도의원 ▲전남도민 남북교류협의회 공동대표 ▲민선 3기 신안군수